우석대학교 라이즈사업단(RISE, 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은 임실군과 협력해 지난 5월 28일부터 31일까지 임실치즈테마파크 일원에서 ‘임실군 관광 기반 로컬푸드 소비 실증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으며, 관광객 참여형 먹거리 콘텐츠 운영을 통해 관광 환경 안에서 소비 전환 가능성을 검증하고 지역 관광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관광을 지역경제의 해법처럼 여겨 왔다. 그러나 관광객이 많이 온다고 해서 곧바로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사진을 찍고 지나가는 방문은 기억을 남길 수는 있어도, 지역 안에 소비와 체류, 재방문 동기를 남기지 못하면 지역의 실질적 소득으로 이어지기가 어렵다.
중요한 것은 관광객의 발걸음을 어떻게 지역의 먹거리와 상품, 경험 소비로 연결하느냐는 문제다. 이런 점에서 우석대학교와 임실군이 임실치즈테마파크에서 운영한 ‘관광 기반 로컬푸드 소비 실증 프로그램’은 단순한 시식 행사를 넘어, 지역 관광이 어떻게 지역 먹거리 산업과 만날 수 있는지를 시험한 현장이 되었다.
이번 사업은 단지 지역 특산물을 알리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관광객이 실제로 지역 먹거리를 어떤 방식으로 경험할 때 흥미를 느끼고, 어떤 형태의 메뉴에 반응하며, 향후 소비 의향까지 가질 수 있는지를 현장에서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다시 말해 이번 프로그램은 ‘무엇을 보여 줄 것인가’보다 ‘어떻게 소비로 연결할 것인가’를 묻는 사업이었다.
행사 현장에서는 우석대학교 호텔외식조리학과와 연계해 임실치즈와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시식형 메뉴를 선보였다. 행사 운영진은 관광객들에게 한입형 먹거리 체험을 제공했고, 그 과정에서 선호도 조사와 스티커 투표, 만족도 조사 등 참여형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했다.
형식만 보면 가벼운 체험 행사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관광객의 반응 데이터를 축적하는 현장 실증 프로그램의 성격이 강했다. 먹거리를 제공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이 어떤 소비 가능성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하는 구조였다.
특히, 임실치즈를 활용한 핑거푸드 형태의 체험 메뉴와 지역 농산물을 접목한 시식 콘텐츠는 관광객이 지역 먹거리를 더 쉽고 흥미롭게 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는 지역 먹거리 사업이 종종 빠지는 한계를 잘 보완한 방식이기도 하다.
지역의 특산물은 훌륭하지만, 그것이 관광객에게 언제나 쉽게 소비되는 것은 아니다. 익숙하지 않은 형태이거나 접근 방식이 무거우면 관심은 생겨도 실제 소비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반면, 한입형, 체험형, 참여형 콘텐츠는 진입 장벽을 낮추고, 관광객이 지역 식재료를 부담 없이 경험하게 만드는 장점이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바로 이 지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역 먹거리를 단순한 판매 품목이 아니라, 관광객이 ‘경험하는 콘텐츠’로 바꾸려 했다. 관광이 소비로 이어지게 하려면, 지역은 상품을 단순히 설명하는 데 그치지 말고 관광객이 직접 체험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임실치즈를 중심으로 한 핑거푸드와 시식형 구성은 지역 먹거리를 낯선 특산물이 아니라 즐길 수 있는 경험 상품으로 번역한 셈이다.
행사 기간 3,200여 명의 관광객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행사 운영진은 메뉴 선호도 조사와 만족도 조사 등 참여형 활동도 함께 운영했다.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의 참여가 이어지면서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체험형 콘텐츠에 대한 높은 관심과 긍정적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단순히 방문객 수가 많았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가족 단위 관광객은 지역 관광지 소비에서 중요한 집단이다. 이들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는 것은 로컬푸드 체험이 특정 연령이나 일부 계층에만 제한된 콘텐츠가 아니라, 더 넓은 대중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우석대학교 라이즈사업단은 이번 프로그램이 관광 콘텐츠와 지역 먹거리 요소를 결합한 현장 실증형 리빙랩(living lab)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관광객 참여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지역 관광 활성화와 로컬푸드 연계 콘텐츠의 사업화 가능성을 지속해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업화 가능성’이다. 지역 행사는 종종 한 번의 축제나 체험으로 끝나기 쉽다. 그러나 지역경제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하려면 그 경험이 반복할 수 있는 모델로 정리되고, 수익 구조와 연결되며, 다른 장소나 계절에도 적용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해야 한다.
이번 프로그램의 진짜 성과는 현장의 호응 자체보다도, 그 호응을 데이터로 남기고 다음 단계의 모델로 연결하려 했다는 데 있다.
이 사업은 또한 대학과 지방정부 협력의 한 방향을 보여 준다. 대학이 지역 문제 해결에 이바지한다고 할 때, 그것은 단순히 인력을 배출하거나 연구 결과를 내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지역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며, 지역 자원과 산업의 연결 방식을 실험하는 일까지 포함해야 한다.
우석대학교 라이즈사업단은 지역사회와 연계한 다양한 현안 해결형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대학-지자체 협력 기반의 지역혁신 생태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지역혁신은 거대한 담론보다 이런 작은 현장 실험이 축적될 때 현실이 된다.
관광객이 무엇을 좋아했는지, 어떤 메뉴에 더 손이 갔는지, 어떤 방식이 체험 만족도를 높였는지 같은 구체적 데이터가 쌓일수록, 지역 관광과 로컬푸드 산업은 더 정교한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이번 ‘임실군 관광 기반 로컬푸드 소비 실증 프로그램’의 의미는 단순히 임실치즈테마파크에서 시식 행사를 운영했다는 데 있지 않다. 더 중요한 것은 관광과 먹거리, 대학과 지방정부, 체험과 데이터, 지역 자원과 사업화 가능성을 하나의 현장에서 연결해 보았다는 점이다.
관광이 지역을 스쳐 지나가는 소비로 끝나지 않고, 지역 먹거리와 만나 체류와 경험, 재방문 의사로 이어질 때 비로소 지역은 풍경을 산업으로 바꿀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바로 그 가능성을, 작은 한입의 체험 속에서 확인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