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투데이 뉴스추천뉴스2026. 6. 10. 오후 4:53:34

8만 명이 맛본 세계의 식탁, 성북세계음식축제

문화다양성과 지속가능성의 가능성을 보여주다 음식은 가장 쉬운 언어이자 가장 강력한 문화 외교다

최대식 기자
8만 명이 맛본 세계의 식탁, 성북세계음식축제
제18회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 개막식

서울 성북구와 성북문화재단이 지난 7일 성북동 일대에서 개최한 ‘제18회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 : 지구맛대로’가 약 8만 명의 방문객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올해 축제에는 26개국 대사관이 참여해 세계 각국의 음식과 문화를 소개했으며, 기후미식 특별존, 성북으뜸요리사, 문화다양성 체험 프로그램, 거리공연과 퍼레이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특히 QR 기반 디지털 주문 시스템과 다회용기 사용, 음식 가격 상한제 도입은 방문객 편의와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한 새로운 축제 모델로 평가받았다.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은 단순한 먹거리 행사가 아니다. 오늘날 세계는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지만, 동시에 갈등과 분열도 깊어지고 있다. 국적과 인종, 종교와 문화의 차이는 때때로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시대에 음식은 서로 다른 문화를 가장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

누군가의 음식을 맛본다는 것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가 아니다. 그 나라의 역사와 기후, 생활방식, 가치관을 경험하는 일이다. 음식은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가장 오래된 문화적 소통 수단이다.

이번 축제에 26개국 대사관이 참여했다는 사실은 단순한 국제 행사 이상의 의미가 있다. 세계 각국의 음식과 전통문화를 한 공간에서 경험하는 과정은 문화다양성 교육이자 시민 외교의 현장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성북구는 오랫동안 대사관과 외국인 거주자가 밀집한 지역적 특성을 바탕으로 다문화·국제문화도시로 성장해 왔다. 누리마실은 이러한 지역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 문화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 축제에서 주목할 부분은 또 있다. 바로 ‘지속 가능한 축제’라는 가치다. 최근 국내외 축제들은 환경 문제와 운영 비용 증가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일회용품 사용, 과도한 쓰레기 배출, 바가지요금 논란은 많은 지역 축제가 해결해야 할 공통 과제가 되고 있다.

제18회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 퍼레이드

 

누리마실은 이러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모든 음식 부스에 다회용기를 도입하고 반납·분리배출 시스템을 운영했다. 또한, 음식 가격 상한제를 통해 모든 메뉴를 8,000원 이하로 제한했다.

이는 단순한 운영 방식의 변화가 아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시민의식과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공공축제의 가치를 실천한 사례다. 최근 세계 주요 도시들이 추진하는 ESG 축제 모델과도 궤를 같이한다. 특히, 올해 처음 도입된 QR 기반 디지털 주문 시스템은 축제 운영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방문객들은 긴 줄을 서지 않고 음식을 주문할 수 있었으며, 이는 체류 시간을 늘리고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로 이어졌다. 디지털 기술이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 문화행사의 품질을 높이는 도구로 활용된 셈이다.

성북천 분수마루에서 진행된 로컬 DJ 공연 역시 눈길을 끌었다. 축제는 단순히 음식을 소비하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머물고 만나고 소통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성북천을 배경으로 펼쳐진 공연은 도시의 일상 공간을 문화공간으로 재해석하는 새로운 시도로 평가받았다.

오늘날 도시 경쟁력은 건물의 높이나 도로의 넓이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얼마나 다양한 문화를 품고 있는지, 시민들이 얼마나 풍부한 문화 경험을 누릴 수 있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성북세계음식축제는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도시의 문화적 품격을 보여주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8만여 명의 방문객이 함께 만들어낸 이번 축제가 음식과 문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라며, “앞으로도 문화다양성과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담은 대표 축제를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음식은 국경을 넘고, 문화는 사람을 연결한다. 올해 누리마실은 세계의 다양한 맛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서로 다른 문화가 공존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지속 가능한 축제의 미래를 시민들에게 보여주었다. 이것이야말로 이번 축제가 남긴 가장 큰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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