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투데이 뉴스뉴스2026. 4. 13. 오후 1:48:49

국립심포니 영화음악 콘서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개최

한스 짐머 중심, 21세기 영화음악의 새로운 문법 조망 ‘다크 나이트’부터 ‘글래디에이터’까지 블록버스터 명작 총망라

최대식 기자
국립심포니 영화음악 콘서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개최
지휘자 앤서니 가브리엘(©Christopher Mason)

영화음악은 더 이상 배경이 아니다, 한 시대의 감각을 이끄는 또 하나의 서사다. 한때 영화음악은 화면 뒤에서 감정을 거드는 배경으로 여겨지곤 했다. 그러나 오늘날 영화음악은 더 이상 서사를 돕는 부수적 장치에 머물지 않는다. 

어떤 작품은 장면보다 음악으로 먼저 기억되고, 어떤 시대는 이미지보다 사운드의 결로 떠오른다. 특히, 21세기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음악은 분위기를 채우는 수준을 넘어, 영화의 속도와 긴장, 영웅의 감정과 세계의 규모를 직접 설계하는 힘이 되었다. 

이런 점에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준비한 영화음악 콘서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단순한 인기 OST 모음 무대가 아니라, 오늘의 영화음악이 어떻게 하나의 시대감각을 만들었는지를 무대 위에서 다시 읽어 내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대표이사 유미정, 음악감독 로베르토 아바도)는 영화음악 콘서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5월 1일과 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올린다. 미디어아트를 접목한 무대를 통해 한스 짐머, 막스 리히터, 리게티 등의 블록버스터 영화음악의 스케일과 몰입감을 극대화한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한스 짐머의 음악을 중심으로 21세기 영화음악의 흐름을 조망한다. 존 윌리엄스가 할리우드 영화음악의 황금기를 열어 보인 작곡가라면 한스 짐머는 오늘날 블록버스터 사운드를 정의한 대표적인 작곡가다. 

전통적인 오케스트라에 전자 음향과 리듬을 결합해 영화의 서사를 한층 밀도 있게 확장해 온 그는 크리스토퍼 놀란, 리들리 스콧 등 세계적인 감독들과 협업하며 자신만의 음악 언어를 구축해왔다.먼저, 한스 짐머의 음악으로 포문을 연다. ‘다크 나이트’ 모음곡과 ‘인셉션’을 비롯해 ‘진주만’, ‘쿵푸팬더’, ‘다빈치 코드’, ‘원더우먼’, ‘라이온 킹’, ‘글래디에이터’ 등 다양한 작품의 음악을 선보인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여기에 필립 글래스가 참여한 ‘일루셔니스트’와 ‘디 아워스’, 죄르지 리게티의 음악이 사용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까지 더해져 영화와 현대음악이 만나는 지점을 폭넓게 아우른다.포디움에는 앤서니 가브리엘이 오른다. 그는 ‘모비딕’(취리히 캄머 오케스트라 초연), ‘슈퍼맨’(로열 필하모닉 초연) 등 다양한 영화음악을 무대화해 온 지휘자로, 영상과 오케스트라의 유기적 결합에 강점을 보여왔다. 

영상에는 미디어 아티스트 우기하가 참여한다. 국립오페라단 ‘라 트라비아타’, ‘탄호이저’ 등 주요 작품에서 영상감독으로 활동해 온 그는 오페라 무대에서 창의적으로 시각적 언어를 확장해 온 미디어 아티스트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이번 공연의 영상은 음악을 설명하는 보조 장치가 아니라, 청각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확장하는 무대 언어라며, 관객이 소리의 정서와 구조를 눈으로도 따라가며 클래식을 보다 직관적이고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클래식 공연장의 문법이 어떻게 확장되고 있는지도 보여 줄 것이다. 과거 클래식 무대가 엄숙한 정숙과 해석 중심의 감상에 기울었다면, 오늘의 공연장은 관객이 더 직접적으로 몰입하고, 익숙한 문화 경험과 연결될 수 있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영화음악 콘서트는 그 변화의 대표적인 사례다. 클래식의 연주력과 영화음악의 대중성, 그리고 미디어아트의 감각이 결합될 때, 공연장은 단지 듣는 공간이 아니라 ‘경험하는 공간’으로 바뀐다.

물론,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중성 그 자체가 아니다. 더 본질적인 것은 대중적이면서도 예술적으로 설계된 무대가 얼마나 관객의 감각을 넓히고 음악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느냐다. 

영화음악은 익숙하기 때문에 가볍게 들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오케스트라의 색채, 리듬의 구조, 반복과 축적의 미학, 현대음악적 실험이 치밀하게 결합된 장르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은 바로 그 지점을 드러내는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익숙한 음악을 통해 관객을 끌어들이되, 그 익숙함 안에 숨은 음악적 설계와 시대적 감각까지 다시 보게 만드는 방식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단순히 유명 영화음악을 한자리에서 듣는 콘서트가 아니라, 우리가 왜 어떤 장면을 오래 기억하는지, 왜 어떤 음악은 화면이 사라진 뒤에도 마음속에 남는지, 그리고 오늘의 영화음악이 어떻게 한 시대의 상상력과 감정의 문법을 만들었는지를 무대 위에서 다시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블록버스터의 화려함을 넘어서, 그 안에 숨어 있던 사운드의 구조와 감정의 설계를 듣게 만드는 무대. 국립심포니의 이번 공연은 그 점에서 영화음악을 다시 클래식의 언어로, 동시에 동시대 감각의 언어로 번역하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예매·문의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홈페이지(www.knso.or.kr) 또는 전화로도 가능하다.

최대식
최대식 기자
admin@seniortoday.net
작성 기사 수
163
작성 동영상 뉴스 수
0

인기 기사

인기 기사가 없습니다.

더 많은 기사가 추가되면 인기 기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댓글

익명 댓글은 지원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