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투데이 뉴스추천뉴스2026. 8. 4. 오후 4:47:17

대구북구시니어클럽, ‘시니어 로컬상권 디지털 서포터즈’로 노인일자리 공모전 대상

어르신이 골목상권의 디지털 길잡이로, 전통시장·골목상권 온라인 정보 관리 노인일자리, 단순 소득 지원 넘어 지역 문제 해결과 디지털 전환의 인력으로 확장

이도선 기자
대구북구시니어클럽, ‘시니어 로컬상권 디지털 서포터즈’로 노인일자리 공모전 대상
대구북구시니어클럽이 ‘2027년 신규 노인일자리 개발을 위한 아이템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고, 박세은 실장, 이숙희 관장, 변선아 사회복지사(왼쪽부터)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구북구시니어클럽(관장 이숙희)은 보건복지부가 주관하고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주최한 ‘2027년 신규 노인일자리 개발을 위한 아이템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대구북구시니어클럽은 지역 특화형 사업인 ‘시니어 로컬상권 디지털 서포터즈’를 제안해, 지역사회의 수요와 어르신의 경험·역량을 효과적으로 연결한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고령사회에서 노인일자리의 의미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일정한 소득을 보완하는 복지정책의 성격이 강했다면, 이제는 어르신이 가진 경험과 생활지식을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연결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대구북구시니어클럽이 제안한 ‘시니어 로컬상권 디지털 서포터즈’는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다. 어르신들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직접 찾아가 점포 정보를 조사하고, 온라인 지도 플랫폼의 영업 정보를 최신 상태로 관리함으로써 소상공인의 디지털 접근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시니어 로컬상권 디지털 서포터즈’는 어르신들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점포를 방문해 영업시간과 위치, 운영 정보 등을 조사하고 온라인 지도 플랫폼의 정보를 최신 상태로 관리하는 사업이다.

오늘날 소비자는 식당이나 상점을 방문하기 전에 지도와 검색 플랫폼을 먼저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소규모 점포나 고령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가게는 온라인 정보가 오래된 상태로 남아 있거나 아예 등록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영업시간이 달라졌는데 수정되지 않거나, 이전한 점포의 주소가 그대로 남아 있으면 소비자는 불편을 겪고 점주는 잠재 고객을 놓칠 수 있다. 이 사업은 바로 이 틈을 지역의 시니어 인력이 메우도록 설계했다. 어르신이 직접 상권을 걸으며 정보를 확인하고, 디지털 플랫폼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조다.

노인일자리와 소상공인 지원, 지역 정보 관리라는 세 가지 영역을 하나의 사업으로 묶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고령자를 디지털 기술의 수혜자로만 바라보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고령층 관련 디지털 정책은 스마트폰 교육이나 키오스크 사용법처럼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는 여전히 필요한 정책이지만, 시니어를 기술을 배우는 사람으로만 규정한다는 한계도 있다.

‘시니어 로컬상권 디지털 서포터즈’는 한 단계 더 나아간다. 기본적인 디지털 역량을 갖춘 어르신이 다른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역할을 맡도록 한다. 배우는 사람에서 누군가를 돕는 사람으로 역할이 바뀌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노인일자리 정책에서도 중요하다. 

고령자를 지원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적자원으로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기 때문이다. 이 사업에서 시니어가 가진 가장 중요한 자산은 디지털 기술만이 아니다. 오랫동안 지역에서 생활하며 축적한 공간 감각과 관계 경험도 큰 강점이 될 수 있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은 대형 쇼핑몰과 달리 점포의 변화가 빠르고 온라인 정보가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현장을 직접 방문해 상인의 이야기를 듣고 정보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지역을 오랫동안 이용해 온 어르신은 골목의 변화와 상권의 특성을 비교적 잘 이해할 수 있다. 상인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데에도 장점이 있다.

따라서, 이 사업은 ‘어르신에게 디지털 업무를 맡긴다’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시니어가 가진 지역 경험과 관계 자본에 디지털 역량을 더해 새로운 일자리로 만든다는 점이 핵심이다.

지역 상권의 디지털 전환은 거창한 기술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온라인 지도에 가게 이름과 위치, 영업시간이 정확하게 표시되는 것부터 시작된다. 소비자가 검색을 통해 점포를 발견하고 방문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정보를 갖추는 일이 첫 단계다.

특히, 디지털 마케팅을 직접 관리하기 어려운 영세 자영업자에게는 이런 기초 작업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시니어 서포터즈가 현장을 방문해 정보를 정리하고 관리한다면 소상공인은 별도의 전문인력을 고용하지 않고도 온라인 노출의 기본 수준을 높일 수 있다.

지역 소비자에게는 정확한 상권 정보가 제공되고, 점포에는 새로운 고객 유입 가능성이 생긴다. 노인일자리 사업이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과 만나는 지점이다.

이번 대상 수상은 단순한 일자리 제공을 넘어 어르신의 경험과 역량을 지역사회 서비스와 연결한 지속 가능한 모델로 평가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노인일자리 사업의 성과를 참여자 숫자와 근무 시간만으로 평가하면 일자리의 사회적 가치를 충분히 보여 주기 어렵다.

앞으로는 어떤 지역 문제를 해결했는지, 서비스 수혜자는 누구인지, 참여자의 역량이 얼마나 향상됐는지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이 사업이라면 몇 개 점포의 정보가 새롭게 등록되거나 수정됐는지, 소상공인의 온라인 접근성이 실제로 개선됐는지, 소비자 검색과 방문에 어떤 변화가 나타났는지를 분석할 수 있다.

노인일자리의 질을 높이려면 ‘일을 제공했다’라는 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일이 지역사회에 어떤 변화 만들었는지를 측정해야 한다.

새로운 모델이 실제 사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온라인 지도 플랫폼의 정보 등록 방식은 플랫폼마다 다르고 정책도 변할 수 있다. 참여 어르신에게 기본적인 스마트폰과 지도 서비스 사용법, 개인정보와 사진 촬영 등에 관한 교육이 필요하다.

점포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하는 품질관리 체계도 중요하다. 잘못된 영업시간이나 연락처를 등록하면 오히려 소상공인과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정보를 조사할 것인지 표준화된 점검표를 만들고, 점주의 확인을 거쳐 정보가 반영되도록 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활동이 단순한 현장 조사에 머물지 않고 사진 촬영과 메뉴·서비스 정보 정리, 기본적인 온라인 홍보 지원까지 확대된다면 참여자의 디지털 역량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교육체계도 함께 마련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이 사업을 통해 축적되는 지역 정보 자체에도 가치가 있다. 어떤 골목에 어떤 점포가 있는지, 신규 점포와 폐업 점포는 어떻게 변하는지, 상권의 특징이 무엇인지 지속해 기록하면 지역 단위의 생활정보 데이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 데이터는 상권 활성화 정책이나 관광, 지역축제, 주민 생활 정보와도 연결할 수 있다. 다만, 데이터를 활용할 경우에는 소상공인의 동의와 개인정보 보호, 정보 이용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지역 정보의 공공적 활용과 사업자의 권리를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 이로써 노인일자리 사업이 현장 활동에서 끝나지 않고 지역의 정보 인프라를 구축하는 역할까지 확장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시상식은 지난 7월 3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이숙희 대구북구시니어클럽 관장과 박세은 실장, 변선아 사회복지사가 참석해 수상을 함께했다. 

이숙희 관장은 “이번 대상이 지역사회에 필요한 일자리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어르신의 역량을 활용한 새로운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다”라며, “앞으로도 어르신과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양질의 노인일자리를 지속해 개발하겠다”라고 말했다.

대구북구시니어클럽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시니어 로컬상권 디지털 서포터즈’를 지속 가능한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발전시키고, 지역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일자리 모델도 계속 발굴할 계획이다.

이 방향은 앞으로의 노인일자리 정책에서 특히 중요하다. 모든 지역에 같은 일자리 모델을 적용하는 것보다 지역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일을 찾아 고령자의 역량과 연결하는 것이 지속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농촌에서는 농산물과 생활서비스를 연결하는 일이 필요할 수 있고, 관광지역에서는 문화·관광 안내가 필요할 수 있다. 도시의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서는 이번 사례처럼 디지털 정보 관리가 필요한 업무가 될 수 있다. 

지역 문제와 고령자의 경험을 연결하면 노인일자리는 복지정책이면서 동시에 지역 정책이 된다. 고령사회에서 중요한 질문은 “어르신에게 몇 개의 일자리를 제공할 것인가”에만 있지 않다. 오랫동안 축적된 경험과 능력을 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다시 활용할 것인가도 함께 물어야 한다.

노인은 은퇴와 동시에 사회적 역할이 끝나는 존재가 아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지역의 문제를 발견하며, 다른 세대와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시니어 로컬상권 디지털 서포터즈’가 주목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전통시장의 점포 정보를 하나씩 확인해 온라인 지도에 정확하게 연결하는 작업은 겉으로 보면 작은 일이다. 그러나 그 안에는 고령자의 사회참여,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 소비자의 정보 접근성, 지역 상권 활성화라는 여러 가치가 함께 담겨 있다.

앞으로 노인일자리의 경쟁력은 ‘노인을 위한 일’을 얼마나 많이 만드느냐보다,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일을 노인이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 대구북구시니어클럽의 이번 제안은 노인일자리를 복지의 영역에서 지역혁신의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준 사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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