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을 주제로 한 참여형 토론연극을 통해 전국 2만여 명의 청소년과 만나 온 김현정 억압받는사람들의연극공간-해(解) 대표가 평화·통일교육 저변 확대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통일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김현정 대표는 지난 5월 26일 국립평화통일민주교육원에서 열린 제14회 평화통일교육주간 기념식에서 통일부 장관 표창장(제23641호)을 받았다.
이번 수상은 단순히 한 예술인의 성과를 기리는 차원을 넘어, 평화통일교육이 변화하고 있는 방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과거의 통일교육이 지식 전달 중심이었다면, 오늘날의 평화통일교육은 토론과 공감, 참여와 성찰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교육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1997년 창단된 극단 해는 브라질의 연극연출가 아우구스토 보알(Augusto Boal)이 개발한 ‘억압받는 사람들의 연극(Theatre of the Oppressed)’ 방법론을 기반으로 활동해 온 전문 예술단체다.
이 연극은 무대 위 배우만이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 직접 참여해 문제를 해결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관객은 단순한 관람자가 아니라, 토론자이자 행동하는 시민으로 참여하게 된다.
극단 해(解)는 이러한 방식을 활용해 기후환경, 학교폭력, 진로교육, 인권, 문화다양성 등 다양한 사회적 의제를 다뤄 왔으며, 지금까지 전국 10만여 명의 청소년과 시민을 만나왔다.
특히, 평화통일민주를 주제로 한 토론연극은 2018년 서울시 공모사업으로 시작됐다. 이후, 서울시장 표창과 서울시 최우수 평화통일 시민참여교육 콘텐츠상을 수상하며 전국 학교 현장에서 꾸준히 운영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이 프로그램이 통일을 하나의 정답으로 가르치기보다 청소년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토론하도록 만들었다는 점이다.
통일은 단순한 정치적 의제가 아니다. 그것은 평화, 인권, 민주주의, 공존, 갈등 해결 등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시민적 역량과 깊게 연결된 주제다. 따라서, 평화통일교육은 정보를 암기하는 교육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고 서로 다른 생각을 존중하는 민주적 학습 과정이 되어야 한다.
토론연극은 바로 이러한 교육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교육학자들은 미래교육의 핵심 역량으로 비판적 사고력, 공감 능력, 의사소통 능력, 협력적 문제해결력을 강조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역량들이 연극 활동 속에서 자연스럽게 길러진다는 사실이다.
학생들은 무대 위 상황에 몰입하며 타인의 처지를 이해하고, 갈등 상황을 분석하며,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과정을 경험한다. 이는 단순한 공연 관람을 넘어 민주주의와 시민성을 배우는 살아 있는 교육이 된다.
김현정 대표는 수상 소감에서 “함께 수고해주신 극단 해(解) 공연팀과 용기 있게 자신의 목소리를 낸 전국의 어린이·청소년들에게 이 상의 영광을 나누고 싶다”라며, “연극이 미래세대의 평화통일에 이바지할 수 있는 안전한 놀이터이자 건강한 공론장이 될 수 있도록 계속 현장에서 청소년들을 만나겠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오늘날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답을 주는 교육보다 질문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통일 역시 누군가 제시한 답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누며 함께 미래를 상상하는 과정에서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극단 해(解)는 올해도 통일부 사업으로 선정된 초등학생 대상 참여연극 ‘#싸싸Ⅱ’와 서울시 사업으로 선정된 중·고등학생 대상 평화통일 토론연극 ‘오버더라인6 : 서바이벌 선’을 통해 전국 학교 현장을 찾아갈 예정이다.
평화는 선언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며 공감하는 과정에서 자란다. 그런 의미에서 극단 해(解)의 토론연극은 단순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아니라, 미래세대가 평화와 민주주의를 배우는 또 하나의 교실이 되고 있다.
이번 통일부 장관 표창은 결국 한 사람의 수상이라기보다, 연극이라는 예술이 사회와 교육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인정이라고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