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투데이 뉴스추천뉴스2026. 10. 19. 오후 9:40:28

예술도 ‘품앗이’처럼 나눌 때 더 오래 이어진다

예술가와 관객, 지역과 외부 창작자가 함께 만드는 공연예술축제 동탄에서 우정읍까지 화성 곳곳을 연결하며 총 6일간의 여정 마무리

이도선 기자
예술도 ‘품앗이’처럼 나눌 때 더 오래 이어진다
동탄복합문화센터에서 시작한 축제가 16~18일 민들레연극마을로 무대를 옮겨 총 6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함께 모인 관객석까지 무대 일부가 될 수 있다. 동탄에서 시작한 ‘제18회 품앗이공연예술축제’가 화성시 우정읍 민들레연극마을로 자리를 옮겨 전통과 현대, 국내외 공연, 어린이 문화예술을 아우르는 마지막 일정을 이어간다.

제18회 품앗이공연예술축제가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화성시 우정읍 민들레연극마을에서 마지막 3일간의 일정을 진행했다. 지난 8~10일 동탄복합문화센터에서 첫 일정을 마친 축제는 공연예술을 위해 조성된 민들레연극마을에서 총 6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대표 프로그램은 ‘긴:연희해체프로젝트Ⅰ’이다. 전통연희의 움직임과 소리를 해체하고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다원예술 작품으로, 연희자와 무용수가 악기와 부포, 상모 등을 활용해 새로운 무대언어를 만들어냈다.

2026년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이 작품은 17일 오후 6시 민들레연극마을 잔디마당에서 무료로 공연됐다. 특히, 석양에서 땅거미로 이어지는 자연의 변화를 무대 배경으로 활용해 시간과 공간 자체가 공연의 일부가 되도록 구성했다.

해외공연도 마련됐다. 스페인 공연단체 라우사 시아(Rauxa Cia)의 ‘페이퍼 시어터’는 종이 오브제와 광대 연기, 서커스를 결합한 현대서커스 작품이다. 17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 18일 오후 3시 사랑채극장에서 공연됐다.

극단 하땅세의 ‘오버코트’는 스크린 아트와 라이브 음악, 배우의 움직임을 결합한 넌버벌 가족극으로 17~18일 오후 1시 돔극장에서 관객을 만났다.

어린이 문화예술을 확장하는 ‘방정환 프로젝트’도 축제의 한 축이다. ‘방정환의 말맛극장’에서는 방정환의 ‘만년샤쓰’와 배우의 자전적 이야기를 결합한 ‘하루샤쓰’, 관객 참여형 공연 ‘춘향이언니의 번쩍극장’이 17일 무대에 올랐다.

18일에는 권윤덕의 그림책 ‘나무 도장’을 바탕으로 제주4·3의 기억을 인형극으로 풀어낸 ‘오늘도 바람’이 공연됐다. 동요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보는 ‘동요잔치’와 방정환의 언어를 주제로 한 포럼도 이어졌다.

이 밖에도 요리 과정을 공연으로 풀어낸 ‘몽골레 몽골레’, 몸짓으로 생명력을 표현하는 ‘땅의 춤’, 창작동요 공연과 디제잉 파티, 설치미술과 체험 프로그램 등이 마련됐다.

이번 축제의 특징은 장르를 나열하는 데 있지 않다. 전통연희와 현대무용, 서커스와 가족극, 어린이 문학과 역사적 기억이 한 공간에 놓이면서 관객이 서로 다른 예술 언어를 자연스럽게 넘나들도록 한다는 데 있다.

‘품앗이’라는 이름도 이런 성격과 맞닿아 있다. 누군가가 공연하고 다른 사람이 관람하는 일방향 관계보다 예술가와 관객, 지역과 외부 창작자, 아이와 어른이 경험을 나누는 구조를 지향한다.

지역 공연예술축제의 힘은 유명한 작품을 얼마나 많이 불러오느냐에만 있지 않다. 외부에서 온 작품이 그 지역의 장소와 관객을 만나 새로운 경험으로 다시 태어날 때 축제는 고유한 색을 갖는다.

아비뇽에서 공연된 전통연희가 화성의 석양을 만나고, 아이들이 방정환의 언어를 오늘의 공연으로 경험하는 이번 축제는 ‘품앗이’가 단순한 이름이 아니라, 예술을 서로 나누고 이어주는 방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경북대학교 HUSS사업단#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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