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사회문제를 직접 탐구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교육 프로그램 ‘Sunny Scholar’ 5기가 연구 준비 단계를 마치고 본격적인 연구 계획 수립에 들어간다.
이번 기수는 자립준비청년, 발달장애인, 경계선 지능 청년, 중도입국청소년 등 현실의 제도와 일상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놓치기 쉬운 문제들을 연구 주제로 확정했다. 대학생의 참여를 단순한 봉사나 캠페인 수준에 두지 않고, 사회문제를 구조적으로 이해하는 훈련으로 연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SK행복나눔재단은 “2일 대학생 참여 사회문제 해결 교육 프로그램 ‘Sunny Scholar’ 5기가 연구 준비 단계를 마치고 본격적인 계획 수립을 시작한다”라고 밝혔다. SK행복나눔재단이 운영하는 Sunny Scholar는 청년이 사회문제를 직접 탐구하면서 자신과 사회를 함께 이해하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이다.
선발된 대학생들은 현장 방문, 문헌 분석, 당사자 인터뷰 등 여러 방법을 활용해 사회문제를 분석하고, 실제 해결이 필요한 지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거친다.
이번 5기는 특히 문제를 넓게 다루기보다, 당사자가 현장에서 실제로 겪는 어려움 가운데 개입이 필요한 지점을 더 구체적으로 구조화하고 정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는 사회문제를 단순히 안타까운 사례로 바라보는 데서 멈추지 않고, 어디에서 문제가 반복되고 있으며 어떤 지점에서 변화 가능성이 생기는지를 찾는 과정에 가깝다.
다시 말해 ‘무엇이 문제인가’를 아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디를 바꿔야 실제 변화가 시작되는가’를 묻는 연구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활동자들은 5개 팀으로 나뉘어 8개월 동안 “연구 준비, 연구 계획 수립, 연구 수행, 연구 아카이빙”의 네 단계를 밟게 된다. 이 가운데 첫 단계였던 연구 준비 과정에서 학생들은 사회문제 관련 논문을 읽고 분석하여, 시스템 지도를 그리며, 현장 활동을 통해 문제의 구조를 파악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3월 21일에는 이러한 과정을 바탕으로 연구 보고서의 기반이 될, 연구 주제를 선정하면서 준비 단계를 마무리했다. 재단 측은 이번 5기가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이전 기수보다 더 이른 시점부터 현장 활동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5개 팀이 확정한 연구 주제는 구체적이다. 자립준비청년 가운데 조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이 영케어러로 전환되는 문제, 자립준비청년 보호시설 가운데 중장기 쉼터에서 겪는 어려움, 발달장애인의 취업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 경계선 지능 청년이 언어표현력 부족으로 사회생활에서 겪는 부적응, 중도입국청소년이 입학 과정에서 행정절차로 인해 겪는 지연 문제가 그것이다.
공통점은 이 문제들이 모두 제도적으로는 지원 대상에 포함돼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돌봄, 취업, 의사소통, 입학 같은 삶의 중요한 단계에서 여전히 지원의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목에서 Sunny Scholar의 성격이 분명해진다. 이 프로그램은 사회문제를 ‘큰 의제’로만 다루지 않는다. 대신 당사자가 일상에서 부딪히는 작고 구체적인 장애물을 들여다본다.
예를 들어 자립준비청년이라는 범주는 이미 사회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조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이 돌봄 책임까지 떠안으며 영케어러가 되는 문제는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아 왔다.
발달장애인의 취업 문제 역시 반복적으로 이야기되지만, 실제 채용 과정과 직무 적응 단계에서 무엇이 가장 큰 장벽이 되는지는 더 세밀한 연구가 필요하다. 즉, 사회문제 해결은 거대한 선언보다, 이렇게 작지만 구체적인 단절 지점을 찾아내는 데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이 프로그램이 교육적으로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학생은 흔히 사회문제를 뉴스나 통계, 수업 속 개념으로 먼저 접한다. 그러나 현장에 들어가 당사자의 목소리를 듣고, 자료를 읽고, 구조를 그려 보는 과정을 거치면 문제는 추상적 주제가 아니라 실제 사람들의 삶과 연결된 현실로 바뀐다.
이때 학생들은 단순히 ‘도와주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읽고, 질문을 만들며, 해법을 설계하는 사람으로 훈련된다. 사회문제를 대하는 태도가 연민에서 분석으로, 관찰에서 책임 있는 이해로 이동하는 것이다.
또한, 이번 5기의 연구 주제는 오늘의 우리 사회가 어떤 종류의 어려움을 놓치고 있는지도 보여 준다. 겉으로는 제도가 존재해도, 실제 현장에서는 그 제도가 사람의 삶에 제대로 닿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보호시설이 있어도 중장기 쉼터에서의 어려움은 남고, 학교 입학 제도가 있어도 행정절차가 늦어지면 청소년의 배움은 지연된다. 취업 지원 제도가 있어도 발달장애인과 경계선 지능 청년은 언어와 소통, 평가 방식의 장벽에 막히기 쉽다.
즉, 문제는 제도의 유무만이 아니라, 제도가 삶의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느냐에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SK행복나눔재단 써니루키팀 차효인 매니저는 활동자들이 지난 3개월 동안 현장과 데스크를 오가며 당사자의 목소리와 사회문제의 구조를 함께 들여다보는 밀도 높은 시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 프로그램이 단순 체험형 활동이 아니라, 현장성과 분석을 함께 요구하는 교육 과정이라는 점을 보여 준다. 앞으로 이어질 연구 계획 수립 단계에서는 각 팀이 설정한 주제를 바탕으로 연구 계획서를 작성하게 된다.
이후 해결책 고안과 검증, 연구 보고서 작성과 공유까지 이어지면서, 학생들은 문제의식만이 아니라 결과물까지 남기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이 프로그램의 가치는 결국 두 방향으로 읽을 수 있다. 하나는 학생 개개인이 사회문제를 해석하고 다루는 힘을 기른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그렇게 축적된 탐구가 그동안 잘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 지점을 더 사회적으로 보이게 만든다는 점이다.
사회문제 해결은 언제나 현장과 언어를 필요로 한다. 누군가 그 문제를 직접 보고, 구조를 설명하고,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해야 다음 변화도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Sunny Scholar 5기의 남은 과정은 아직 길다. 그러나 이번 준비 단계가 보여 준 것은 분명하다. 사회문제를 배우는 일은 단순히 좋은 마음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던 문제를 보이게 만들고, 그 구조를 끝까지 따라가 보는 훈련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런 훈련은 결국, 사회문제를 남의 일이 아니라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받아들이는 시민을 길러내는 과정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