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투데이 뉴스뉴스2026. 4. 20. 오후 12:29:41

‘정치적 양극화 해법 모색’ 한국정치학회 학술회의 개최

한국정치학회 춘계학술회의 건국대학교에서 개최 정치적 양극화 해법과 민주주의 재구성 방안 논의

최대식 기자
‘정치적 양극화 해법 모색’ 한국정치학회 학술회의 개최
건국대학교에서 열린 한국정치학회 2026 춘계학술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들

건국대학교(총장 원종필)는 4월 17일 상허연구관에서 한국정치학회의 2026년 춘계학술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학술회의는 ‘시민과 민주주의의 재구성: 역량, 참여, 제도’를 주제로 열렸으며, 정치적 양극화와 민주주의의 지속 가능성 문제를 다각도로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행사는 건국대학교 시민정치연구소와 재단법인 한국의회발전연구회가 공동 주최하고, 건국대학교가 후원했다. 

이번 회의가 주목되는 이유는 민주주의의 문제를 단순히 ‘정치권의 갈등’으로만 다루지 않았다는 데 있다. 주제에 담긴 역량, 참여, 제도라는 세 단어는 민주주의가 선거나 헌법 같은 형식만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얼마나 공적 문제를 이해하고, 실제로 참여하며, 제도를 신뢰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 

다시 말해, 이번 회의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정치 엘리트의 문제에만 한정하지 않고, 시민사회 전체의 문제로 확장해 보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정치적 양극화는 이제 단지 정당 사이의 대립을 설명하는 말에 머물지 않는다. 사회 전반에서 타협의 언어가 약해지고, 서로 다른 처지를 이해하려는 태도보다 진영의 확신이 앞서는 현실 속에서, 민주주의는 제도만으로 유지되기 어려운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건국대학교에서 열린 한국정치학회 춘계학술회의는 단순한 전공 학술행사가 아니라, 지금 한국 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갈등을 다루고 민주주의를 다시 세워야 하는지를 묻는 자리였다.

학술회의는 윤종빈 한국정치학회장의 개회사와 이현출 건국대학교 시민정치연구소장의 환영사, 곽진영 건국대학교 교학부총장과 윤광일 한국의회발전연구회 이사장의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를 주관한 한국정치학회장 윤종빈 회장은 “정치적 양극화와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가운데 이번 회의가 열려 더욱 뜻깊다”라고 밝히며, “민주주의가 제도뿐 아니라 시민의 역량과 참여가 상호작용하면서 성숙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민주주의는 선거가 있다고 저절로 건강해지는 체제가 아니다. 시민이 공적 문제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다른 의견과 충돌하더라도 제도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하며, 정당과 의회, 공론장의 작동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양극화가 심화될수록 이런 신뢰는 무너지고, 참여는 숙의보다 진영 동원에 가까워지기 쉽다. 이런 점에서 민주주의의 위기를 논한다는 것은 결국 시민의 역할과 정치 제도의 관계를 다시 묻는 일과도 같다.

한국의회발전연구회와 행사를 공동 주최한 건국대학교 시민정치연구소의 이현출 소장은 “정치학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지 않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와 갈등에 관심을 갖는 학문이다”라며, “인구 문제와 새로운 사회계약 등 한국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담론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날 축사를 한 곽진영 건국대학교 교학부총장은 “정치학은 건국대학교 개교의 기틀이 된 학문으로, 마침 정외과 설립 80주년이 되는 올해에 춘계 학술대회가 건국대학교에서 열려 기쁘다”라며, “한국정치학회와 많은 연구자가 오늘처럼 중요한 어젠다를 한국 사회에 던지고, 갈등과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담당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정치적 양극화는 선거철의 갈등에만 머물지 않고, 인구 감소, 복지 부담, 지역 소멸, 세대 갈등 같은 더 큰 구조적 문제와도 연결되어 있다.

이날 발표와 토론은 크게 두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제1세션에서는 서강대학교 현대정치연구소가 준비한 ‘한국 민주주의와 정당 정치의 변화: 당원과 시민참여’, ‘동아시아 정치의 제도적 변동과 체제 변화’를 주제로 논의가 이뤄졌다. 

이는 정당 정치가 시민과 어떤 방식으로 다시 연결될 수 있는지, 그리고 한국 정치가 동아시아 정치 환경 속에서 어떤 제도적 변화를 겪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자리였다.

제2세션에서는 건국대학교 시민정치연구소를 중심으로 ‘축소 사회의 공간 불균형과 지역 회복력: 인구, 복지, 활력의 교차점’, ‘정치적 태도와 시민참여의 동학’, ‘민주주의의 위기와 정당성의 재구성’ 등 여러 주제가 논의됐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정치 문제를 단지 정치 제도 내부의 문제로 좁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인구 감소와 지역 불균형, 복지와 활력의 문제는 겉으로는 사회경제적 의제처럼 보이지만, 결국 민주주의의 정당성과 국가의 통합을 흔드는 정치 문제이기도 하다. 

어느 지역은 더 빨리 쇠퇴하고, 어떤 시민은 제도로부터 더 멀어지며, 누군가는 정치가 자신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느낄 때 민주주의의 형식은 유지되나 내용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학술회의의 또 다른 의미는 학문이 현실의 갈등 앞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다시 확인했다는 데 있다. 학술대회는 종종 연구자들만의 담론처럼 보이기 쉽다. 

그러나 정치적 양극화와 민주주의 위기 같은 주제는 더 이상 학계 안에만 머물 수 없는 문제다. 시민의 일상에서 체감되는 갈등, 공공의제에 대한 피로, 정치 불신, 대표성의 위기는 결국 생활의 문제로 번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학술회의가 의미를 가지려면, 개념을 정교하게 다듬는 데서 나아가 그 개념이 현실의 어디에 닿는지를 보여 주어야 한다. 

건국대학교는 이번 학술회의를 통해 정치적 양극화와 민주주의 위기라는 시대적 과제를 학문적으로 조명하고, 시민참여와 제도 개선을 통한 민주주의 재구성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양극화를 단순히 비판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시민이 다시 민주주의를 자신의 문제로 느끼게 할 것인지, 제도는 어떤 방식으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인지, 참여는 어떻게 동원에서 숙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다.

민주주의의 위기는 어느 날 갑자기 무너지는 사건으로만 오지 않는다. 시민이 정치에 무관심해지고, 정당이 대표성의 힘을 잃고, 제도는 형식만 남고, 공론장은 설득보다 적대에 익숙해질 때 민주주의는 안에서부터 조금씩 약해진다. 

그래서 민주주의를 다시 세운다는 말은 거창한 선언보다, 시민의 역량과 참여, 제도의 신뢰를 어떻게 다시 연결할 것인가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정치적 양극화의 해법은 단지 상대 진영을 비판하는 데 있지 않고, 시민과 민주주의의 관계를 다시 짜는 데 있다. 그리고 그 작업은 제도 개혁만으로도, 시민의 열정만으로도 완성되지 않으며, 둘 사이를 어떻게 다시 잇느냐에 달려 있다. 민주주의는 결국 제도의 이름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기 위한 사회적 기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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