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투데이 뉴스추천뉴스2026. 6. 19. 오후 12:54:28

고립된 청소년의 마음에 다시 불을 켜고, 온기를 잇는 ‘희망 온&온’ 지원

사회적 단절 회복 위한 선제적 대응 맞춤형 식료품 지원과 대학생 서포터즈 정서 교류 병행

윤상필 기자
고립된 청소년의 마음에 다시 불을 켜고, 온기를 잇는 ‘희망 온&온’ 지원
강서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강서구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강서희망나눔복지재단, 시립화곡청소년센터가 연합 사업으로 추진해 위기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식료품 꾸러미를 지원했다

서울시 강서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강서구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강서희망나눔복지재단, 시립화곡청소년센터와 함께 경제적·심리적·환경적 어려움으로 사회적 단절을 겪고 있는 관내 위기 청소년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한 민·관 협력 사업 ‘희망 온&온’을 진행한다.

이번 사업은 최근 청소년 정신건강과 사회적 고립 문제가 심각해지는 현실을 배경으로 한다. 통계청과 국가통계포털 2024년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42.3%, 우울감 경험률은 27.7%에 이른다. 이는 단순한 심리 상태의 문제가 아니라, 또래와 가족, 학교, 지역사회와의 관계 단절이 얼마나 빠르게 청소년 삶을 위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특히, 강서구는 9세에서 24세까지 청소년 인구가 7만 2,519명에 달하는 지역으로, 청소년 규모에 비례해 위기 수준 역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선제 대응의 필요성이 더욱 크다고 센터 측은 설명했다.

청소년의 위기는 늘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성적 저하나 학교 부적응처럼 눈에 띄는 신호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더 깊고 위험한 위기는 오히려 조용히 진행된다. 방 안에 오래 머무는 시간, 끊어진 대화, 줄어든 외출,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침묵 속에서 청소년은 사회와 조금씩 멀어진다. 

그래서 고립은 빈곤보다 늦게 발견되고, 우울보다 더 쉽게 방치된다. 서울시 강서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사회적 고립 위기 청소년을 위한 ‘희망 온&온’을 추진하는 것은 바로 이 보이지 않는 위기에 먼저 손을 내밀기 위한 시도다. 복지는 위기가 확인된 뒤에만 작동해서는 늦고, 관계의 단절이 깊어지기 전에 연결의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이 사업의 출발점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고립’이 단지 혼자 있는 상태를 뜻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청소년의 고립은 경제적 어려움, 심리적 위축, 가족 갈등, 학업 중단, 또래 관계 단절 같은 문제가 한꺼번에 겹치며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도 단순한 물품 지원이나 상담 한 번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생활 지원과 정서 지원, 지역사회 연결이 함께 작동하는 다층적 안전망이 필요하다. ‘희망 온&온’은 바로 이런 문제의식 위에서 설계된 사업이다.

이번 사업은 강서희망나눔복지재단의 후원을 바탕으로 추진되며, 강서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중심으로 강서구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와 시립화곡청소년센터 등 지역 내 청소년 전문기관들이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공동으로 진행한다.

사업명인 ‘희망 온&온’ 역시 이러한 방향을 상징한다. 청소년의 마음에 희망을 켜고(ON), 따뜻함(溫)을 연결한다는 뜻이 그 안에 담겨 있다. 단순히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고립된 청소년의 삶에 다시 관계를 이어주고 온기를 불어넣겠다는 의미다.

지원 대상은 강서구에 거주하는 고립 위기 청소년 50가구다. 사업은 사전 수요조사를 통해 실제 필요를 확인한 뒤, 청소년들이 필요로 하는 식료품 중심의 ‘맞춤형 키트’를 연 2회 현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위기 청소년 지원은 때때로 추상적인 심리 치유 언어에 머무르기 쉬운데, 실제로는 생활의 불안정이 정서적 위기를 더 깊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먹을거리와 생활 기반의 부족은 청소년에게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존엄과 안전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맞춤형 식료품 지원은 생계의 불안을 조금이라도 덜어 주는 기초 안전망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업은 물품 전달에 그치지 않는다. 청소년이 직접 ‘소망 메시지’를 작성해 제출하면, 대학생 서포터즈가 일대일로 따뜻한 답장을 보내는 방식의 정서적 교류도 함께 진행된다.

이는 이번 사업의 가장 특징적인 대목 가운데 하나다. 고립 청소년에게 필요한 것은 생필품만이 아니라, 자신이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마음을 적어 보내고, 그에 대해 또래보다 조금 앞선 세대인 대학생이 진심 어린 답장을 보내는 구조는, 단절된 소통 경험을 다시 열어 주는 작은 시작이 될 수 있다.

고립된 청소년은 종종 “도움이 필요하다”라는 말조차 하기 어렵고, 누군가와 대화를 시작하는 일 자체에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일대일 메시지 교류는 직접적인 상담보다 진입 장벽이 낮으면서도, 관계 회복의 첫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는 상담과 복지의 중간 지대에서 작동하는 관계형 지원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누군가 내 말을 읽고, 답을 보내고, 나를 기억하고 있다는 경험은 다시 사회와 연결될 수 있다는 감각을 되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오현주 소장은 “현대 청소년들의 위기 요인은 개인의 심리·정서적인 측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가정과 사회의 관계 단절에서 비롯된다”라며,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하는 자원의 연계를 통해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하고, 고립된 청소년들이 다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청소년의 위기를 개인의 성격이나 적응 문제로만 해석하면 해법도 개인 상담에 머물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 많은 청소년의 위기는 관계망의 붕괴에서 비롯된다. 가족과의 거리, 학교와의 단절, 또래와의 고립, 사회적 낙인과 무기력감이 겹치면서 청소년은 점점 더 바깥으로 나갈 힘을 잃는다. 그래서 해법 역시 개인만을 겨냥할 수 없고, 지역사회가 함께 받쳐 주는 관계망 복원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번 ‘희망 온&온’은 바로 이런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재단의 후원, 상담복지센터의 전문성,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의 대상자 접근성, 시립청소년센터의 지역 기반 네트워크, 대학생 서포터즈의 정서적 연결이 서로 맞물리면서 하나의 지원 구조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위기 청소년 지원은 어느 한 기관의 힘만으로는 지속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자원이 끊기지 않도록 연결하는 일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사업은 민간과 공공, 전문기관과 청년 자원을 엮어 하나의 촘촘한 그물망을 만들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의 고립 문제는 숫자로만 다뤄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통계는 위기의 규모를 보여 주지만, 한 사람의 삶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것은 누군가의 관심과 연결, 생활을 지탱해 주는 실제 지원이다. 

강서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희망 온&온’은 그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희망은 혼자 견디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버텨 줄 관계를 만드는 데서 시작된다. 청소년의 마음에 다시 불을 켜고, 차가워진 일상에 온기를 잇겠다는 이 사업의 이름은 그래서 단순한 상징이 아니라, 지금 우리 사회가 가장 절실히 배워야 할 돌봄의 방식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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