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에서 외국인 교환·방문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글로벌 문화 교류 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각국 문화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내국인 학생과 외국인 학생이 함께 체험하고 어울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제교류가 수업이나 제도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캠퍼스 생활 속 만남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사례다. 건국대학교는 4월 1일 법학관 1층 글로벌라운지와 외부 광장에서 외국인 교환·방문학생 주도의 글로벌 문화 교류 행사 ‘URI WORLD: Unity Through Cultures’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독일, 프랑스, 일본, 멕시코 등 10개국 출신의 교환·방문학생 36명이 참여해 각국 문화를 소개하는 부스를 운영했다.
건국대학교에는 2026학년도 1학기 기준 39개국 129개 대학에서 온 268명의 외국인 학생이 교환·방문학생으로 수학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행사는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라기보다, 캠퍼스 안에 이미 형성돼 있는 국제적 구성원이 실제로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장면으로 볼 수 있다.
학교 안에 외국인 학생이 많다는 사실과, 그들이 실제로 캠퍼스 공동체 안에서 만남과 교류를 만들어 내는 일은 같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는 전시보다 체험에 초점을 맞췄다. 참가 학생들은 핀란드어 배우기, 독일 축구 게임, 일본 전통놀이 오리가미 등 각국의 문화 요소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는 문화를 정보로 설명하는 방식보다, 몸으로 참여하고 함께 해보는 방식이 훨씬 자연스럽게 거리감을 줄인다는 점을 보여 준다. 서로 다른 국적의 학생들이 같은 공간에서 언어를 배우고 놀이를 해보는 과정은 국제교류를 추상적인 가치가 아니라 실제 관계의 경험으로 바꾸는 데 도움이 된다.
행사 당일에는 약 200명의 건국대학교 재학생이 부스를 방문해 다양한 문화를 체험했다. 이는 외국인 학생들이 캠퍼스 안에서 단순히 ‘초청된 손님’이나 ‘교환학생 집단’으로 머무르지 않고, 학교 문화의 일부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동시에 내국인 학생에게도 국제교류는 해외에 나가야만 가능한 일이 아니라, 자신이 다니는 캠퍼스 안에서도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게 한다. 글로벌 경험이란 반드시 멀리 가는 것만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서 낯선 문화를 이해하고 관계를 맺는 데서도 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행사에서 눈에 띄는 또 하나의 지점은 공간의 변화다. 건국대학교 국제교류협력팀은 법학관 글로벌라운지가 단순한 휴게 공간을 넘어 다양한 문화가 교류되는 소통의 거점으로 기능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대학 공간이 단지 수업과 이동을 위한 장소가 아니라,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좋은 국제교류 프로그램은 별도의 제도를 많이 만드는 데만 있지 않다. 학생들이 부담 없이 드나드는 공간을 어떻게 관계의 장소로 바꾸느냐도 중요하다.
이번 ‘URI WORLD’는 대학의 국제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국제화는 외국인 학생 수를 늘리는 통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같은 캠퍼스 안에서 얼마나 자주, 얼마나 자연스럽게 만나고 배울 수 있는가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행사는 국제화의 성과를 숫자가 아니라 경험으로 보여 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이런 프로그램이 꾸준히 이어지려면 몇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외국인 학생이 단순 참가자가 아니라 기획과 운영의 주체가 되는 구조가 계속 보장돼야 한다.
둘째, 내국인 학생이 ‘구경하는 관람객’에 머물지 않고 함께 참여하고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더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
셋째, 이런 행사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학기 중 지속적인 교류 프로그램으로 연결될 때 캠퍼스 국제화의 실질성이 더 커질 수 있다.
건국대학교는 앞으로도 내·외국인 학생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속하여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그 출발점 가운데 하나로 읽힌다.
국제교류는 제도가 만들지만, 공동체는 결국 사람이 만든다. 이런 점에서 외국인 학생이 직접 만든 이 문화 축제는, 대학의 국제화가 행정 문서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만남에서 완성된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