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와 전, 갈비찜과 전골까지. 추석 상차림 곳곳에 들어가는 버섯은 음식의 향과 식감을 살리는 익숙한 재료다. 그러나 버섯의 가치는 맛에만 머물지 않는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추석 명절을 맞아 표고·송이·능이·꽃송이버섯 등 산림버섯에 들어 있는 다양한 영양성분과 기능성 성분을 소개했다.
표고버섯과 송이버섯은 잡채와 전, 불고기, 갈비찜, 전골 등에 활용하면 특유의 향과 쫄깃한 식감을 더한다. 능이버섯 역시 육류와 잘 어울리는 식재료로 오래전부터 이용됐다. 꽃송이버섯을 비롯한 여러 산림버섯도 볶음이나 구이, 국과 찌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할 수 있다.
버섯은 열량이 비교적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하며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 등 다양한 영양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명절 음식처럼 육류와 전, 기름을 사용하는 음식이 많은 식단에서는 버섯을 함께 활용해 식재료 구성을 다양하게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에서는 버섯 종류에 따라 기능성 성분의 함량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면역 반응 조절에 관여하는 성분으로 알려진 베타글루칸은 복령과 꽃송이버섯, 털목이에서 다량 확인됐다. 항산화 및 세포 보호와 관련된 성분인 에르고스테롤은 산느타리버섯과 붉은덕다리버섯에서 높은 함량을 나타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특정 성분의 존재를 곧바로 질병 예방이나 치료 효과와 동일시하지 않는 것이다. 식품 속 기능성 성분은 건강한 식생활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일 수 있지만, 개별 식품이 특정 질환을 직접 치료한다고 단정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미생물이용연구과 이경태 박사도 “특정 버섯이나 성분이 질병을 직접 치료하거나 예방한다고 단정하기보다는 다양한 영양성분과 기능성 성분을 가진 산림버섯을 균형 잡힌 식생활에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소개는 산림버섯을 단순히 ‘산에서 나는 특산물’이 아니라, 일상 식탁과 연결된 산림자원으로 다시 바라보게 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산림자원의 가치는 목재나 휴양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먹거리와 미생물, 기능성 소재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추석 음식에서 버섯이 맡는 역할은 화려하지 않지만 분명하다. 고기의 맛을 받쳐주고 음식의 향을 깊게 하며, 식탁에 다양한 영양성분을 더한다. 산림버섯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는 일은 ‘몸에 좋다’는 막연한 표현보다 어떤 성분을 지니고 있는지, 어떻게 균형 있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아는 데서 시작한다.
이번 추석에는 익숙한 버섯 한 접시를 통해 숲이 제공하는 먹거리의 가치와 산림자원의 다양성을 다시 생각해볼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