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투데이 뉴스뉴스2026. 6. 17. 오후 4:40:51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가능성을 향한 선택

이도선 기자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가능성을 향한 선택

여름으로 향하는 길목, 논에서는 어린 벼들이 뿌리를 내리고 왕성하게 자라고 있다. 지금은 연약한 벼포기처럼 보이지만, 석 달쯤 지나면 논은 황금빛 물결로 일렁일 것이다. 미래학자가 아니어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일이다. 다만, 그 결실을 위해 벼는 오늘도 햇빛을 받으며, 물을 머금고, 광합성과 양분 흡수를 멈추지 않아야 한다.

인간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다. 하이데거에게 인간, 곧 현존재(Dasein)는 “가능성의 존재”다. 인간은 완성된 물건처럼 고정된 존재가 아니라, 늘 무엇이 될 수 있는 가능성 속에서 살아간다. 과거에 의해 완전히 결정되지도 않고, 현재에 갇혀 있지도 않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가능성을 현재의 판단과 행동 속으로 끌어와 자기 삶을 선택하는 존재다.

벼포기가 무성하게 자라는 논을 바라보며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을 떠올린다. 인간은 세상에 단순히 놓인 존재가 아니라, 자기 삶의 의미를 묻고 선택하며 살아가는 존재다. 우리는 가족, 학교, 사회, 언어와 관계 속에 던져져 있지만, 그 안에서 다시 묻는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오늘의 선택은 아직 보이지 않는 미래를 향한 작은 기투(企投, 인간이 미래에 이루고자 하는 가능성을 현재로 끌어와 지금의 삶을 선택하고 형성해 가는 과정)다. 어린 벼가 황금빛 결실을 예비하듯, 인간도 지금의 성실한 선택으로 자기 가능성을 길러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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