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사이에서는 벚꽃의 꽃말을 ‘중간고사’라고 부르기도 한다. 벚꽃이 한창 피는 시기가 시험 기간과 겹치기 때문이다. 눈앞에 화사한 봄이 펼쳐져 있어도 책상 앞을 지켜야 하는 학생들에게 벚꽃은 반가움과 아쉬움을 함께 남기는 꽃이다.
남들은 벚꽃길을 걷고 사진도 남기는데, 자신은 시험 준비에 마음을 빼앗긴 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고 해서 괜히 서운한 마음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너무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벚꽃이 지고 나면, 그 뒤를 이어 더 풍성하고 화려한 겹벚꽃이 피어나기 때문이다.
겹벚꽃은 보통 벚꽃보다 꽃송이가 훨씬 더 크고, 가지마다 빼곡하게 달려 한층 더 풍성한 아름다움을 보여 준다. 봄이 이미 지나가는 듯한 순간에 다시 한번 환하게 피어나는 겹벚꽃은 놓친 것 뒤에도 여전히 기회와 기쁨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화사하게 알려 준다.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겹벚꽃은 대체로 4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해 5월 초까지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벚꽃을 충분히 누리지 못한 사람에게는 또 한 번 봄을 만날 수 있게 하는 선물 같은 꽃이 된다.
어쩌면 자연은 이렇게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 아쉽다고 해서 전체를 놓친 것은 아니라고, 한 번 지나간 것만 바라보며 실망하지 말라고 말이다.
살다 보면 우리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것을 다 누리지 못할 때가 많다. 어떤 기쁨은 시험 때문에, 일 때문에, 사정 때문에 그냥 지나가 버려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인생은 늘 한 가지 기회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벚꽃이 지나간 자리에 겹벚꽃이 피듯, 아쉬움 뒤에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 기다리고 있을 수 있다. 그러니 지금 눈앞에서 놓친 것만 생각하며 낙심할 필요는 없다. 봄은 생각보다 길고, 좋은 일은 때로 조금 늦게 찾아오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