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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행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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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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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세 시대라고 한다. 이를 넘어 인간의 수명을 150세로 내다보는 견해도 있다. 오래 살고 싶어 하는 것은 인간의 오랜 소망이다. 이렇다 보니 몸에 좋다는 식품이며 의약품의 개발도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사람들은 운동마저도 건강관리를 위해 한다. 장수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돈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의사는 물론, 의료산업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매우 큰 인기를 누리게 된다.

 

장수도 좋지만,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관건이다. 그래서 이와 관련한 산업 분야가 날로 성장하는 것이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먹어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젖을 빨게 된다. 이것은 본능적인 것이다.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부족하면 울어서라도 부족함을 채워나간다. 허기를 채우는 식욕이야말로 인간이 지닌 가장 본질적 욕구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입맛이 없다면 그것은 건강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나는 최근에 음식이 너무 맛있다. 무엇을 먹든지 맛있다. “맛있다”라고 하면서 먹으니 먹는 즐거움을 이제야 알게 된 것 같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가? 사람이 먹지 않으면 배가 고파져서 먹고 싶어진다. 그래서 폭식도 하고 야식도 하고 간식도 한다. 대부분 사람에게서 위장병이 생기는 이유가 음식과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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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이야 맛있게 잘 먹지만, 예전에는 밥을 먹는 것이 고역이었다. 나는 간식도 야식도 폭식도 하지 않는다. 급하게 먹지도 않고 아주 천천히 먹는다. 마냥 씹고 있다. 어떤 장소에 가서도 항상 가장 늦게까지 먹는다. 그러니 어떤 모임에 가서 식사할 때면 나는 최대한 앞에 서서 빨리 들어간다. 일찍 들어가서 먹기 시작해도 항상 늦게 나오기 때문이다. 그만큼 먹는 데 시간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상하게 먹지 않아도 배고픔을 모르고 먹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먹지 않으면 배고파야 정상인데, 나는 배고픔을 모르는 것이 병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것을 보면 부럽기만 했다. 다른 사람과 함께 먹을 때는 일부러 맛있게 먹는 척했을 때도 있다. 그야말로 살기 위해 영양분을 흡수하는 차원에서 먹어야 했던 것이다.

 

성경에서는 “사람이 먹고 마시는 것과 수고함으로 낙을 누리는 것”이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라고 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인간의 행복이 아닌가? 그렇다면 나는 먹고 마시는 즐거움을 모르니, 하나님의 선물을 받지 못했던 것일까?

 

나이가 들면 밥의 힘으로 산다고 한다. 정말이다. 젊어서는 하루에 한 끼니를 먹으나, 두 끼니를 먹으나 견딜 수 있었다. 하지만 나이가 드니 한 끼니만 먹지 않으면, 손발이 벌벌 떨리고 어지러워서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다. 그래서 삼시 세끼를 꼬박꼬박 잘 챙겨 먹어야 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갑자기 몸에 이상이 오기 시작했다. 이유 없이 일 년에 2kg 정도나 살이 빠졌다. 배는 고프지 않은데 어지럽고 구토가 나오고 머리는 쪼개질 것같이 아팠다. 온몸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었다. 혹시나 뇌에 이상이 있는가 싶어서 병원에 가 검사받아 봐도 이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점점 메스껍고 구토 증상이 심해졌다.

 

혹시 위암은 아니겠냐는 의심이 생겼다. 병원에서 내시경 검사를 했는데 위암은 아니고 위염이라고 했다. 위염은 보통사람들이 다 가지고 있는 것 아닌가? 그래도 자꾸만 위암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사라지지 않았다. 마침 위장병 전문병원을 알게 되어서 무조건 찾아갔다. 머리 아픈 것도, 온몸의 통증도, 잠을 자지 못하는 것도, 내가 겪는 증상 모두가 위장병 탓이라는 것이었다.

 

위가 쪼그라들고 말라버려서 위암 직전이라는 것이었다. 내시경으로는 위벽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내 위는 신경이 마비되어 밥이 들어가도 감지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100명 중의 한 사람인 챔피언급 환자라고 했다. 그만큼 다른 사람보다 치료하기가 더 어렵다고 했다.

 

검사한 후 입원을 하라는 결정이 났다. 젊어서 여러 번 병원에 입원해 치료도 하고 수술도 했던 경험 탓에 병원에 입원하는 것이 정말로 싫었다. 이제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으니, 그냥 지내다가 세상과 작별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도 해보았다. 하지만, 삶을 어찌 그렇게 쉽게 여길 일인가? 생각하고 또 생각해보았다.

 

그러나 병을 치료하려면 입원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3주간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병원 생활은 모두 청산한 줄 알았는데 또다시 시작됐다. 무척 창피하기도 했다. 왜 이렇게 병원 생활을 자주 해야 하는지, 이제는 병원 생활이 마지막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이번에는 수술받는 것은 아니었지만, 병원 생활이 꽤 길었다. 입원하니, 무조건 금식을 시켰다. 금식하면서 간에 쌓인 독소를 모두 빼내는 작업부터 시작한다는 것이었다. 금식 후에는 미음으로 위를 다스리고, 후에는 날마다 묽은 죽을 번갈아 가며 먹게 했다.

 

신생아처럼 음식을 섭취하게 했다. 다른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것이 너무 부러웠다. 나도 저 사람들처럼 맛있게 먹는 날이 올까 하는 생각으로 마음이 무거웠다. 하지만, 그만큼 더욱더 간절한 마음으로,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맛있게 먹을 날을 기대하며 열심히 치료받는 데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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