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투데이 뉴스뉴스2026. 4. 20. 오후 12:16:44

정읍국유림관리소, 봄나물 봄 밥상 및 숲 체험 지역 상생 행사 개최

정읍국유림관리소, 편백숲서 봄나물 먹거리 나눔·숲 체험 행사 개최 함께 나누고 맛볼 때 비로소 삶의 공간, 지역주민과 함께한 숲의 계절

안순모 기자
정읍국유림관리소, 봄나물 봄 밥상 및 숲 체험 지역 상생 행사 개최
편백숲을 찾는 시민들에게 봄을 보고, 느끼고, 맛보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서부지방산림청 정읍국유림관리소(소장 김정오)는 17일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상관면 편백숲에서 산림형 사회적기업인 숲쟁이협동조합과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봄나물 먹거리 나눔 및 숲해설 체험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된 것으로, 상관 편백숲을 찾는 시민들에게 봄을 보고, 느끼고, 맛보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프로그램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숲을 단순히 ‘보호해야 할 자연’으로만 다루지 않고, ‘함께 체험하고 나눌 수 있는 생활의 공간’으로 풀어냈다는 점에 있다. 

행사 진행을 맡은 숲쟁이협동조합은 지역주민들로부터 후원받은 두릅, 취, 어수리, 엄나무순, 오가피잎, 물냉이, 쑥 등 제철 봄나물을 무침과 튀김 등으로 요리해 참가자들에게 봄 밥상으로 선보였다. 

봄이 숲에만 오는 것이 아니라, 식탁에도 온다는 사실을 이번 행사는 가장 따뜻하고도 구체적인 방식으로 보여 준 셈이다.

숲은 흔히 조용한 풍경으로 기억된다. 걷고, 쉬고, 바라보는 장소로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숲의 가치는 그 풍경을 눈으로 감상하는 데만 있지 않다. 숲은 계절을 품고, 먹거리를 내어주며, 사람을 불러 모으고, 공동체가 함께 시간을 나누게 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정읍국유림관리소가 지역주민과 함께 편백숲에서 마련한 봄나물 먹거리 나눔 프로그램은 단순한 체험 행사를 넘어, 숲이 어떻게 삶과 연결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주민들로부터 후원받은 제철 봄나물 무침과 튀김 등  

 

사실 제철의 맛은 단순한 음식 경험이 아니다. 그것은 계절의 흐름을 몸으로 이해하게 하고, 자연과 인간의 거리가 얼마나 가까운지를 다시 느끼게 한다. 특히, 두릅과 취, 엄나무순, 쑥 같은 봄나물은 오랫동안 우리 삶에서 봄의 기운을 가장 먼저 알리는 먹거리였다. 

숲에서 난 것을 함께 나누어 먹는 일은 자연을 소비하는 행위라기보다, 자연이 주는 시간을 함께 누리는 일이다. 그래서 이번 프로그램은 먹거리 행사를 넘어 숲과 계절, 사람과 공동체가 만나는 하나의 문화적 장면으로 읽힌다.

여기에 숲 체험이 더해졌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참가자들은 식사 이후 피톤치드 방향제 만들기 체험을 통해 숲의 향과 감각을 한 번 더 경험했다. 이는 숲의 소중함을 단지 설명으로 전달하는 것보다, 냄새와 촉감, 기억으로 남기게 하는 방식이다. 

오늘날 숲 교육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숲의 가치를 머리로만 이해해서는 오래 남기 어렵고, 몸으로 경험할 때 비로소 삶의 감각으로 스며들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을 함께 만든 주체가 산림형 사회적기업과 지역주민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숲을 활용한 지역 프로그램이 의미가 있으려면, 외부에서 일회성으로 꾸려지는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역 안의 사람과 자원이 실제로 연결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숲쟁이협동조합이 지역주민이 후원한 봄나물로 밥상을 마련하고, 함께 체험 프로그램을 꾸린 것은 단순한 운영 방식 이상의 의미가 있다. 숲의 공공성과 지역의 삶이 실제로 만나는 구조를 보여 주기 때문이다.

숲의 소중함을 냄새와 촉감, 기억으로 남기게 하는 방식이다

 

숲쟁이협동조합 이영희 대표는 “숲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온 지역주민들과 함께해 더욱 뜻깊은 시간이었다”라며, “앞으로도 이런 행사를 통해 숲이 주는 혜택과 즐거움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다”라고 말했다. 

숲은 특별한 사람만 누리는 공간이 아니라, 누구나 와서 쉬고 배우고 나눌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접근은 거창한 개발보다, 이렇게 계절의 식탁과 작은 체험을 통해 더 자연스럽게 열릴 수도 있다.

이번 먹거리 나눔 프로그램은 지난해 정읍국유림관리소의 숲해설 사업 일환으로 처음 마련됐고, 참여자들의 호응이 높아 올해 두 번째로 이어졌다. 이는 숲 프로그램이 단순한 보여 주기 행사보다, 사람들의 기억과 만족 속에 남을 때 비로소 지속성을 갖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좋은 숲 정책은 숲을 관리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숲을 시민이 경험하도록 만드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 숲은 멀리 있는 자연이 아니라, 삶 가까이 있는 공공 자산이 된다.

오늘날 숲은 탄소중립과 생태 보전, 건강과 치유의 공간으로 자주 이야기된다. 그 말은 모두 옳다. 그러나 숲이 진짜 삶의 공간이 되게 하려면, 그 가치가 정책 문장 속에서만 머물지 않고 일상의 체험으로 번역되게 해야 한다. 

이번 상관 편백숲의 봄나물 나눔 행사는 바로 그 번역의 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숲을 눈으로 보는 데서 끝내지 않고, 맛보고 향으로 느끼며, 사람들과 함께 나누게 한 것이다.

숲의 가치는 멀리 있는 장엄함에만 있지 않다. 제철 봄나물 한 접시, 숲길을 걸으며 맡는 향기, 지역주민과 함께 나눈 한 끼의 밥상 같은 소박한 경험 속에서도 숲은 충분히 깊은 의미가 있다. 

이번 행사는 숲이 단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누리고 가꾸며 기억할 수 있는 삶의 공간이라는 사실을 보여 준 자리였다.

안순모 기자
안순모 기자
asm@newsnetp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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