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투데이 뉴스추천뉴스2026. 8. 10. 오후 4:27:53

국립수목원, 8월 ‘우리의 정원식물’로 층꽃나무 선정

한여름 정원에 보랏빛과 허브 향을 가득 채우는 우리 자생식물 꽃·향기·생육 특성까지 갖춰, 자생식물 기반 정원문화 확산 가능성 주목

최대식 기자
국립수목원, 8월 ‘우리의 정원식물’로 층꽃나무 선정
층꽃나무의 가장 큰 매력은 8월의 강한 햇볕 아래 줄기를 둘러싸며 층층이 피어나는 보라색 꽃이 정원에 청량한 분위기를 더하는 것이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8월 ‘우리의 정원식물’로 보랏빛 꽃과 독특한 향이 특징인 층꽃나무(Caryopteris incana (Thunb.) Miq.)를 선정했다. 층꽃나무는 마편초과에 속하는 낙엽 활엽 반관목이다. 이름에는 ‘나무’가 들어가지만, 겨울철에는 지상부가 말라 죽고 밑부분만 목질화된 채 살아남아 풀과 나무의 특징을 함께 지닌다.

층꽃나무의 가장 큰 매력은 한여름에 피어나는 꽃이다. 8월의 강한 햇볕 아래 줄기를 둘러싸며 층층이 피어나는 보라색 꽃이 정원에 청량한 분위기를 더한다. 꽃의 배열이 층을 이루는 모습은 이름의 특징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잎과 줄기에서 나는 향도 눈길을 끈다. 사람이 식물 주변을 지나며 잎과 줄기를 스치면 싱그럽고 알싸한 허브 향이 난다. 따라서, 층꽃나무는 눈으로 감상하는 식물에만 머물지 않는다. 꽃의 색과 형태를 보는 시각적 경험에 향이라는 후각적 경험이 더해지는 정원식물이다.

정원에서 식물을 배치할 때 산책로와 벤치 주변을 권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람이 자연스럽게 식물 근처를 지나며 향을 느낄 수 있도록 하면 정원이 단순한 경관에서 감각적 체험 공간으로 확장될 수 있다.

층꽃나무는 우리나라 남부 지방의 햇볕이 잘 드는 척박한 바위틈이나 절벽에서 자생한다. 이러한 자생환경은 층꽃나무의 정원식물로서의 특징을 잘 보여 준다. 건조하고 척박한 환경을 견디는 힘이 강하기 때문이다.

정원에서는 배수가 잘되는 양지바른 화단 앞쪽에 여러 개체를 모아 심으면 가을까지 이어지는 보랏빛 꽃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건조한 암석원이나 도심 속 ‘드라이 가든’의 식재 소재로 활용하기에도 적합하다.

자생식물을 정원에 활용한다는 것은 단순히 한국에서 자라는 식물을 심는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식물이 원래 어떤 환경에서 살아왔는지를 이해하고 그 특성에 맞게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층꽃나무의 경우 척박하고 햇빛이 강한 공간에서도 잘 견디는 특성이 정원 설계에서 하나의 장점으로 주목받는다.

층꽃나무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물 빠짐과 햇빛이 중요하다. 국립수목원은 식재 장소로 햇빛이 충분히 들고 배수가 잘되는 곳을 권장했다. 특히, 층꽃나무는 과한 습도에 약하기 때문에 비가 집중되는 장마철에는 배수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이는 정원관리에서 흔히 생각하기 쉬운 ‘물을 많이 주면 잘 자란다’라는 방식이 모든 식물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 준다. 식물마다 원래 살아온 환경이 달라서 물과 토양, 햇빛의 조건도 달라야 한다. 좋은 정원관리는 식물에 무조건 많은 자원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식물이 가장 잘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한다.

층꽃나무는 추위에 다소 약한 편이지만, 중부 지방에서도 배수가 잘되는 사질양토에 심으면 월동할 수 있다. 이른 봄에는 묵은 가지를 짧게 잘라주면 새로 자란 줄기에서 풍성한 꽃과 향기로운 잎을 만날 수 있다.

겨울철 지상부가 말라 죽는 특성 때문에 식물이 사라진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밑부분이 살아남아 다시 새 줄기를 내는 반관목의 특성을 이해하면 관리도 쉬워진다. 이처럼 식물의 생육 주기를 아는 것은 정원을 오래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층꽃나무는 종자와 삽목을 이용해 번식할 수 있다. 종자 번식은 가을철 꽃이 진 뒤 맺힌 종자를 채취해 바로 파종하거나 이듬해 봄에 파종하면 비교적 잘 발아한다. 삽목은 5~6월 새로 자란 건강한 줄기를 약 10cm 길이로 잘라 모래나 질석에 꽂고, 그늘에서 마르지 않도록 관리하면 비교적 발근이 잘된다.

이러한 번식 특성은 가정 정원뿐 아니라, 자생식물을 활용한 정원 조성과 보급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아름다운 자생식물이 지속해 정원에 활용되려면 자연에서 개체를 채취하는 방식이 아니라, 증식된 개체를 이용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이는 자생식물의 정원 활용과 자연 서식지 보전이 함께 가야 하기 때문이다.

국립수목원이 매달 ‘우리의 정원식물’을 소개하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 자생식물을 정원문화 안으로 끌어들이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정원식물은 꽃이 크고 화려하거나 해외에서 널리 이용되는 종류를 중심으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우리 환경에서 자생하는 식물 가운데도 꽃과 향, 생육 특성이 뛰어나 정원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종류가 적지 않다.

특히, 기후변화와 도시의 물관리 문제가 중요해질수록 건조한 환경에 비교적 잘 견디고 관리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식물에 관한 관심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 층꽃나무처럼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온 자생식물은 이런 점에서 새로운 정원 소재가 될 가능성을 보여 준다.

다만, 자생식물을 정원에 활용할 때는 ‘관리하기 쉽다’라는 이유만으로 접근하기보다 각각의 생육환경과 특성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혁진 국립수목원 산림생물자원활용센터장은 “층꽃나무는 한여름 강한 햇볕 아래에서도 보랏빛 꽃을 피우고 잎과 줄기에서 상쾌한 허브 향을 내는 우리 자생식물이다”라고 말했다.

층꽃나무의 매력은 화려함보다는 우리 자연환경에서 형성된 독특한 생존방식과 감각적인 특성에 있다. 척박한 바위틈에서 살아남는 강인함, 한여름에 피는 보랏빛 꽃, 스칠 때 퍼지는 향기는 각각 따로 보면 작은 특징일 수 있다. 그러나 정원에서는 이 요소들이 함께 작용하며 하나의 경험을 만든다.

우리 자생식물을 정원에 심는 일은 자연을 그대로 옮겨놓는 일이 아니다. 그 식물이 가진 생태적 특성을 이해하고 오늘의 생활공간에 맞게 새롭게 관계를 맺는 일이다. 층꽃나무가 8월의 정원식물로 선정된 의미도 여기에 있다.

정원의 아름다움을 멀리서 들여오는 대신, 우리 자연 속에서 이미 살아온 식물의 가능성을 다시 발견하는 것이 더욱 매력적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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