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투데이 뉴스추천뉴스2026. 4. 1. 오전 11:10:44

나는 과연 꿈과 이상을 추구하는 존재인가

박시우 작가
나는 과연 꿈과 이상을 추구하는 존재인가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은 단지 한 갈매기의 비행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어떤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가를 묻는 하나의 우화이며, 현실에 길들여진 인간에게 보내는 조용하지만 날카로운 질문이다. 

작품 속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은 먹이를 얻기 위해 낮게 날아다니는 데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더 높이, 더 멀리, 더 자유롭게 날고자 한다. 다른 갈매기들이 현실적 효율을 좇을 때, 조나단은 존재의 가능성을 좇는다. 바로 이 지점에서 『갈매기의 꿈』은 갈매기의 이야기를 넘어 인간의 이야기로 바뀐다.

인간은 본래 꿈과 이상을 추구하는 존재다. 꿈은 앞으로 이루고 싶은 바람이며 목표다. 이상은 내가 옳고 좋다고 생각하는 더 높은 기준이며 삶의 방향이다. 꿈이 “무엇이 되고 싶은가”에 대한 물음이라면, 이상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이다. 

의사가 되는 것은 꿈일 수 있지만, 생명을 존중하며 아픈 사람을 섬기는 삶은 이상이다. 교사가 되는 것은 꿈일 수 있지만, 사람의 성장을 돕고 한 영혼의 가능성을 끝까지 믿어 주는 삶은 이상이다. 이처럼 꿈은 미래의 형태를 보여 주고, 이상은 그 미래를 바르게 이끄는 기준이 된다.

문제는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이 이 꿈과 이상을 잃어버린 채 살아간다는 데 있다. 눈앞의 생존, 현재의 이익, 타인과의 비교, 사회가 정해 놓은 기준에만 매달리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왜 사는가”보다 “어떻게 뒤처지지 않을까”만 고민하게 된다. 

이렇게 살아가는 삶은 작품 속 표현을 빌리자면 부둣가에서 먹이를 구걸하는 갈매기의 삶과 다르지 않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직업의 높고 낮음이 아니다. 어떤 일을 하든 인간은 자기 존재의 의미를 품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생존만을 위해 사는 삶과 존재의 가치를 자각하며 사는 삶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오늘 우리의 교육은 바로 이 지점에서 깊은 반성을 요구받고 있다. 교육은 원래 아이들 안에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하고, 그 가능성이 바른 방향으로 자라도록 돕는 일이었다. 다시 말해, 꿈을 찾게 하고 이상을 세우게 하는 일이 교육의 본질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교육이 점수와 서열, 입시와 경쟁의 체계 안에 갇혀 버렸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가치를 위해 살아야 하는지 묻는 교육은 점점 사라지고, 얼마나 빨리 정답을 맞히는가만 남았다. 그 결과 많은 아이가 성적은 있으나 방향이 없고, 정보는 많으나 이상이 없으며, 능력은 있으나 존재 이유도 모른 채 흔들리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는 이 문제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직업의 형태는 급격히 바뀌고, 인간의 역할에 관한 질문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이런 시대일수록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만이 아니다. 

진정 필요한 것은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위해 배워야 하는지,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자각이다. 꿈이 없는 능력은 쉽게 방향을 잃는다. 이상 없는 성취는 오래가지 못한다. 그러므로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은 기술을 익히는 교육을 넘어, 인간다움을 회복하는 교육이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직업만이 아니라 소명을, 성공만이 아니라 가치 있는 삶을 가르쳐야 한다.

이것은 비단 아이들에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다. 어른들 역시 잃어버린 꿈과 이상을 회복해야 한다. 사회가 메마른 것은 제도가 부족해서만이 아니라, 사람들 안에 더 나은 삶을 향한 상상력과 소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공동체가 삭막해지는 이유도 서로의 존재를 귀하게 여기기보다 기능과 효율로만 판단하기 때문이다. 꿈과 이상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 그것은 삶을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의미 있는 여정으로 바꾸어 놓는다. 그리고 그러한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세상은 조금씩 아름다워진다.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은 묻고 있다. 너는 먹이를 위해서만 날고 있는가, 아니면 진정한 자유를 향해 날고 있는가. 이 질문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여전히 유효하다. 꿈을 가진 사람은 미래를 본다. 이상을 가진 사람은 그 미래를 바르게 만든다. 우리가 이루어내야 할 아름다운 세상은 꿈꾸는 사람과 이상을 지키는 사람들에 의해 열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세상만이 지속 가능하다.

박시우 작가
박시우 작가
psy@newsnetp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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