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투데이 뉴스추천뉴스2026. 4. 27. 오후 6:03:57

올곧은 미래를 심자

박시우 작가
올곧은 미래를 심자

아파트 입구를 향해 걷다가 한 가족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걸어가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장면이었다. 

그러나 그 평범함 속에서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장면이 이어졌다. 두 형제가 길에서 공을 차고 있었고, 부모는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 마치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아이들의 행동은 방치되고 있었다.

문제는 곧 현실이 되었다. 가족이 아파트 안으로 들어선 뒤에도 아이들은 다시 공을 찼다. 그때 마침 주인과 함께 산책하던 강아지에게 공이 날아들었다. 갑작스러운 충격에 강아지는 소스라치게 놀라 울부짖었고, 강아지 주인은 아이들을 나무랐다. 그러나 정작 부모는 별다른 반응 없이 제 갈 길을 가고 있었다.

이 장면은 단순히 “아이들이 공을 찼다”라는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아이들의 행동을 바라보는 부모의 태도다. 아이들은 아직 배워야 할 존재다. 

공공장소에서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타인의 안전과 불편을 왜 고려해야 하는지, 잘못했을 때 어떻게 사과해야 하는지를 배워야 한다. 그런데 그 배움의 자리에 침묵과 방관이 놓이면, 아이는 잘못을 잘못으로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자녀교육은 말보다 태도로 이루어진다. 부모가 “괜찮다”라고 말하지 않아도, 아무 제지를 하지 않는 순간 아이는 그것을 허락으로 받아들인다. 부모가 사과하지 않으면 아이도 사과를 배우지 못한다. 부모가 타인의 불편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아이 역시 세상을 자기 편의 중심으로 해석하게 된다.

이 아이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오늘의 방치가 내일의 성품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작은 무례를 가볍게 넘기면 그의 삶에서는 큰 무책임이 자라난다. 

작은 질서를 무시하면 공동체의 규범을 우습게 여기는 태도가 싹을 틔운다. 아이의 미래는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늘 부모가 심는 태도 그리고 말과 행동 속에서 조금씩 형성된다.

성경은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갈라디아서 6:7)라고 가르친다. 동양의 지혜도 다르지 않다. “종두득두(種豆得豆)”라는 말이 있다. 콩을 심으면 콩을 얻는다는 뜻이다. 선한 씨앗을 심어야 선한 열매를 거둔다. 원인 없이 결과가 생기지 않고, 오늘 없이 내일이 오지 않는다.

자녀교육만 그런 것이 아니다. 사업도, 인간관계도, 사회도 마찬가지다. 정직을 심으면 신뢰를 거두고, 무책임을 심으면 불신을 거둔다. 배려를 심으면 공동체가 자라고, 방관을 심으면 갈등이 커진다. 인과응보(因果應報)라는 말이 단순한 도덕적 훈계가 아니다. 인류가 오랜 세월 삶으로 확인해 온 질서다. 선한 행동에는 좋은 결과가, 악한 행동에는 나쁜 결과가 따른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미래를 원한다면 오늘 아름다운 태도를 심어야 한다. 자녀가 올곧게 살기를 바란다면 부모가 먼저 올곧은 기준을 세우고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좋은 사회를 원한다면 일상의 작은 자리에서부터 예의와 책임을 회복해야 한다.

미래는 멀리 있는 시간이 아니다. 오늘 우리가 심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 침묵 하나가 미래의 모습이 된다. 그러므로 지금 방관이 아니라 책임을, 무례가 아니라 배려를, 편의가 아니라 질서를 심어야 한다. 올곧은 미래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 오늘 올곧은 씨앗을 심는 사람에게만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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