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투데이 뉴스뉴스2026. 8. 29. 오전 11:56:41

‘보는 사람’에서 ‘판단하는 시민’으로, 디즈니+ 시청자위원회 결과 공개

시민 100명, 등급 분류 7개 요소 바탕으로 콘텐츠 직접 평가 연령등급을 비판적 콘텐츠 감상과 미디어 시민성의 출발점으로 제시

최대식 기자
‘보는 사람’에서 ‘판단하는 시민’으로, 디즈니+ 시청자위원회 결과 공개
왼쪽부터 조재희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 교수, 최영남 내곡중학교 국어 교사, 홍보승 시청자위원 학부모 대표, 임지영 부산교육대학교 교수, 박일준 디지털리터러시협회 회장

디지털리터러시협회와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가 함께 운영한 ‘2026 디즈니+ 시청자위원회’ 활동 결과, 디즈니+의 자체등급과 시민 시청자위원의 평가가 높은 일치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리터러시협회는 지난 8월 22일 ‘디즈니+ 시청자위원회 문화포럼’을 열고 시민 100명이 4주간 콘텐츠를 직접 평가한 결과와 경험을 공유했다. 이번 시청자위원회에는 교수, 교사, 학부모, 청년, 미디어 전문가 등 100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디즈니+ 콘텐츠를 시청한 뒤 적정 연령등급을 직접 판단하고, 교육적·문화적 가치와 추천 여부 등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평가에는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제시하는 등급 분류 원칙과 주제, 선정성, 폭력성, 대사, 공포, 약물, 모방위험 등 7개 요소가 활용됐다.

눈에 띄는 점은 시민들이 특정 장면에 폭력이나 공포 요소가 포함돼 있는지만 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표현의 강도와 반복 정도, 이야기 전체에서 해당 장면이 갖는 의미, 작품이 전달하려는 메시지까지 함께 살펴 등급을 판단했다.

조재희 서강대학교 교수가 100명의 평가 결과를 분석한 결과 디즈니+ 자체등급과 시청자위원의 평가는 전반적으로 높은 일치도를 보였다. 일부 콘텐츠에 대해서는 표현의 맥락과 사회적·교육적 가치를 고려할 경우 더 낮은 연령등급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는 콘텐츠 등급이 단순히 ‘보여줘도 되는가, 안 되는가’를 결정하는 숫자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같은 장면이라도 작품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따라 시청자가 받아들이는 의미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포럼에서는 등급을 활용한 새로운 콘텐츠 감상 방식도 논의됐다. 학부모 홍보승 씨는 연령등급을 자녀의 시청을 막는 기준보다 비판적 감상을 위한 대화의 출발점으로 바라보는 방식을 제안했다. 

최영남 내곡중학교 국어교사는 좋은 콘텐츠가 좋은 질문을 만든다는 점에 주목했고, 임지영 부산교육대학교 교수는 콘텐츠 평가 경험을 ‘보는 사람’에서 ‘판단하는 시민’으로 성장하는 미디어 시민성의 과정으로 설명했다.

박일준 디지털리터러시협회 회장 역시 겉으로 드러난 장면만 보는 데서 벗어나 메시지와 연출기법, 소재와 상황 설정을 함께 읽어야 작품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나연 디즈니코리아 대외정책 총괄은 자체등급분류를 “시청자와의 약속”이라고 설명하며 시민의 의견이 등급 분류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활동에서 주목할 부분은 시민이 콘텐츠를 단순히 소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평가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는 점이다.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필요한 능력은 무엇을 볼 것인가를 선택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왜 이런 등급이 매겨졌는지 이해하고, 작품의 표현과 맥락을 스스로 해석하며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능력까지 포함한다.

연령등급은 콘텐츠 접근을 제한하는 장벽일 수도 있지만,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부모와 자녀, 교사와 학생이 콘텐츠를 함께 읽고 질문하는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이번 시청자위원회는 등급 분류를 ‘통제의 기준’에서 ‘미디어를 이해하는 가이드’로 확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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