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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마당에서 ‘종가’ 위엄 떨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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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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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투데이] 고심의 탁마 끝에 옥석이 가려졌다. ‘종가(宗家)’의 위엄을 사해에 떨칠 장수들이 여러 관문을 뚫고 모습을 나타냈다. 올림픽의 해인 2020년 한 해 동안 한국 태권도를 이끌고 성가를 드높여야 할 그들이다.

고금을 통틀어 으뜸으로 평가받는 전략가인 손자는 기세와 태세를 중요시했다. 군대를 잘 조련해 기세를 높이고 태세를 갖추면 전장에 나가 뜻대로 승패를 다툴 수 있다고 역설했다. 곧, 승리를 쟁취하려면 이에 통달한 장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수를 전쟁에 있어서 근본 원칙 다섯 가지 가운데 하나로 꼽았을 정도다.


대한민국태권도협회(KTA·회장 최창신)가 국가대표팀 지도자 선임에 신중을 거듭한 까닭이다. 저변이 넓은 한국 태권도는 지도자 자원이 풍부하다. 따라서 태극 전사를 이끌 장수를 뽑을 때마다,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누가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에 낙점되는지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기도 하다.

한국 태권도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2020 국가대표팀 강화 훈련 지도자진의 면면이 밝혀졌다. 1차 관문인 경기력향상위원회(13일)와 2차 관문인 이사회(17일)를 잇달아 뚫은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는 모두 9명(의무 트레이너·기술 코치 포함)으로 이뤄졌다.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 서울홀에서 열린 2019년도 KTA 제4차 이사회는 경기력향상위원회가 추천한 지도자진을 원안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사회는 신중한 선정을 위해 격론을 펼친 끝에 대국적 견지에서 추천 명단을 그대로 수용했다. 이로써 베일에 가려졌던 코칭스태프가 비로소 공개됐다.

드리워졌던 장막이 걷힌 지도자 진용은 2019년 체제와 크게 달라졌다. 출발 시 9명 얼굴(신재현 코치는 중도 사퇴) 가운데 세 명만이 자리를 지켰을 뿐, 새로 6명이 들어와 그 자리를 메웠다. 유임 지도자는 이창건·왕광연 코치와 나연희 의무 트레이너고, 신임 지도자는 염관우·함준·이원재·양소이 코치와 김시상 의무 트레이너 및 고형근 기술 코치(전담팀)다.

이날 이사회는 수석 코치도 역시 경기력향상위원회의 추천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2019년 지휘봉을 잡았던 이창건 수석 코치가 2020년에도 지도자진 수장을 맡게 됐다. 지난 5월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여자 베스트팀 코치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던 이 수석 코치는 서류 평가(50점)와 면접/PT(50점)으로 이뤄진 1차 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었다.

종가를 이끌 장수로 뽑힌 지도자는 영광스럽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부담감에 시달린다. 종가의 장수로서 언제 어디에서든 최고의 전과를 올려야 한다는 압박감에 짓눌린다. 곧, 영광의 밝음과 책무의 어둠이 공존하는 자리가 한국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직이다. 더구나 내년은 2020 도쿄(東京) 올림픽이 열리는 해다. 국민의 관심이 지대하게 쏠리는 올림픽 무대에서, 특히 ‘효자 종목’으로서 기대를 한 몸에 받는 태극 전사를 이끌고 최상의 전과를 올려야 한다.

영광과 좌절의 기로에서, 그들이 어떤 운명을 개척하고 맞이할지 궁금하다. 화살은 이미 활시위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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