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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행복을 창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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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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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처음으로 집 근처에 있는 야산에 올라갔다. 나무 그늘 속으로 발길을 옮기니 소나무 향기와 시원한 바람이 나를 반긴다. 얼마 만인가? 작년에 오고, 올해 처음으로 오르는 이 산에 있는 나무들과 이름 모를 풀이며 들꽃들이 나를 반기는 것 같다. 각종 나무와 꽃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산은 지친 사람들에게 쉼과 평안을 준다.

 

1년 중에 벌써 반년이 지나가고 있다. 한동안 아카시아 꽃과 밤나무 꽃들로 산을 하얗게 물들이더니, 벌써 한쪽에서는 열매가 맺히고 수확할 때가 된 것도 있다. 매실은 벌써 수확했고, 자두는 요즘 가장 맛이 좋을 때다. 머지않아 복숭아가 우리의 미각을 즐겁게 해줄 것이다.

 

밭에서도 농작물들이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고 있다. 마늘과 양파. 감자는 수확한 지 한참을 지났고, 참외나 수박은 한창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요즘은 마트에 가면 언제라도 수박이나 참외를 살 수 있다. 이런 것들은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것이다. 하지만 제철에 맛볼 수 있는 과일들은 지금 밭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하며 산길을 걷다 보니, 빨간 열매들을 주렁주렁 매단 산딸기 덩굴이 나에게 손짓을 한다. 가시가 돋친 덩굴줄기에서 달린 산딸기는 무엇이 그렇게 부끄러운지 무더기로 모여 수풀 사이로 빨개진 얼굴을 살며시 내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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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옛날로 돌아간 것처럼 소녀 감성이 되살아났다. 무작정 산딸기가 있는 곳으로 향해갔다. 콧노래를 부르며 그중에서도 큰 것을 골라 따서 입안에 넣었다. 약간 새콤함 속에 달콤함이 배어 나오며 미각을 자극한다. 이어서 부드러운 과즙이 미처 제 자랑도 다 하기 전에 깨알만 한 씨앗이 딸기의 정체성을 말해주는 듯하다.

 

산길을 오르느라 말랐던 목을 축여주며 어린 시절의 추억까지 되살려주니, 새로운 기운이 솟아났다. 먹는 것에는 묘한 것이 숨어있다. 미각을 일깨우는 것과 함께 추억과 삶이 스며있다. 산딸기야말로 유독 더 그런 것 같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오른 산길에서 뜻밖의 선물을 받은 것이다.

 

삶에서도 그런 것 같다. 소소한 것들이 쌓여서 우리의 인생이 된다. 작은 기쁨과 보람들이 순간들을 장식하여 하루가 되고 한 달이 된다. 이런 세월이 흘러 일 년이 되고, 수십 년이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오랜만에 오른 산길에서 발견한 산딸기가 준 행복이 상상 이상의 힘이 되어줬다. 어찌 보면 삶에서도 산딸기와 같은 소소한 보석들을 발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것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스쳐 지날만한 작은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를 혁신하면 되는 것이다.

 

산딸기를 만난 행복감으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산길을 오르니, 자연과 교감하게 되었다. 피톤치드를 비롯하여 온갖 향기가 배어 있는 밝은 공기를 마시게 되었다. 이런 기쁨에 젖어 드니 감사가 나오고 콧노래도 흘러나온다.

 

“눈을 들어 산을 보아라. 너희 도움 어디서 오나 천지 지으신 너를 만드신 여호와께로다.”

 

자신의 신앙에 따라 다양한 반응이 나올 것이다. 나는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에서, 이 모든 것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게 됨을 감사했다.

 

집으로 돌아와 산딸기에 대해 인터넷 검색을 했다. 산딸기의 효능은 생각보다 많았다.

 

혈액순환, 안구건조증을 예방, 시력을 보호, 다이어트, 암 예방, 변비. 피부미용. 면역력 강화, 당뇨, 갱년기 여성, 신장, 어린이 성장발육 등에 좋고, 비타민 C도 많아 피로 해소에도 좋다고 한다.

 

만병통치약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산딸기 덩굴은 화려하거나 거대하지도 못하다. 볼품없는 가시 돋친 덩굴줄기에서 나온 열매지만, 그 효능은 그야말로 엄청나고 화려하지 않은가.

 

자연 속에 있는 식물들 가운데 이렇게 좋은 것이 어찌 산딸기뿐이겠는가. 마음만 먹으면 이렇게 좋은 것들을 마음껏 누릴 수 있을 텐데, 그렇지 못한 것이 현대인의 삶이어서 안타깝다.

 

모든 것은 유기적이다. 산딸기를 만난 것은 산을 올랐기에 생긴 일이다. 산을 오른 것은 그렇게 하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고, 다른 일이 없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런 유기적인 것도 자신이 만들어 가는 복잡계다.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신비로운 것이다. 그래서 삶을 아름답고 복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고, 그 책임은 전적으로 각자의 몫이라는 것이다.

 

산을 오르는 가운데 만난 산딸기와 그로 인해 얻게 된 행복은 보석과도 같은 것이었다. 작지만 매우 가치 있고 행복감을 주는 것들은 우리 주변에 가득하다. 마치 식물이 주변에 가득한 빛을 받으며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포도당을 만들어 내는 광합성과도 다를 것이 없지 않은가.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은 행복의 재료다. 행복은 누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행복은 나누고 베풀면 더욱더 커다랗게 변화하는 신비로운 것이다. 이 신비로움을 아끼지 말고 체험하며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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