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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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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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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반에서 강의를 듣노라면, 같은 시대를 살아온 동우님들의 글을 접하며 감동을 하곤 한다. 까마득하게 잊어버렸던 어린 시절은 누구에게나 설렘과 부끄러움이 교차할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유독 마음을 들뜨게 하는 이야기가 있다.

 

초등학교에 입학했던 시절 우리들의 모습은 누구나 다 비슷한 형편이었을 것이다. 시골에서 늘 일에만 매달리는 부모님에 비하면 그래도 선생님들은 깨끗한 차림에 비교적 하얀 피부와 고운 손을 지녔을 것이다. 지금도 기억나는 황 선생님은 예쁜 얼굴에 하얀 피부가 빛나는 분이셨다. 선생님께서는 음악을 가르치셨다. 선생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뒷동산에서 야외 수업을 하실 때도 있었다. 이때 손수건 돌리기 놀이를 했는데 벌칙은 노래 부르기였다. 그때 나는 벌칙으로 노래를 불렀는데 동요가 아니라, 대중가요를 불렀다. 우리 집에 라디오와 축음기가 있었던 덕택에 나도 모르게 대중가요를 부를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일곱 살 어린 꼬맹이가 유행가를 제법 잘 부른 것이 소문이 나서 그 후 학교에서 나는 노래 잘 부르는 아이로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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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시간에는 다른 반 선생님들도 오셔서 노래를 시키곤 하셨다. 어떤 때는 선생님의 풍금 반주에 맞춰 ‘반짝반짝 작은 별’을 부르기도 하고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오너라’를 유희와 함께 부르기도 했다. 그렇게 소문이 나는 바람에 우리 동네 오빠들이 읍내에서 열리는 콩쿠르에 여러 번이나 나를 출전시키곤 했었다. 그때마다 상을 탔는데 3등 안에는 꼭 들어서 상장과 함께 양은 주전자며, 와이셔츠 같은 상품을 받아 남들의 부러움을 샀었다.

 

직장을 다닐 때는 변웅전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MBC TV ‘유쾌한 청백전’에 직장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그땐 방송국이라고 해도 그리 넓지 않은 공개홀에서 5인조 밴드가 반주했던 기억이 난다. 이런 추억을 떠올리는 것도 혹여 자랑이 되지나 않을까? 망설여지긴 했지만, 우리 세대에게는 그때 그 시절을 돌아보며 추억할 수 있는 이야기일 것 같아 슬쩍 꺼내놔 보았다.

 

꿈 많던 그 시절로 되돌아갈 수는 없지만, 이렇게 그때의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으니 감사한 일이다. 마음에 떠올리면 피식 웃음이 나올 사연, 아니면 발그레 얼굴이 상기될 이야기, 마음이 푸근해지는 그리움을 선사해주는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는 분명 잘 살아온 인생이고,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강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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