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12(화)

내가 차린 밥집

댓글 0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구글플러스
기사입력 : 2021.06.08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최병우-내가 차린 밥집-수정.jpg



내가 차린 밥집 / 최병우

고향의 품에 안기는데 
왜 이리도 마음이 편치 않은가?
어머니의 탓이 아니라
내 마음이 넉넉지 못해서
밀려오는 파도였으리라.

고향 언저리에 차린 밥집에서
스무 해나 찾는 이들 맞이해
어머니 품이 되려고 온 맘을  
한 상 가득 차려 냈다.

얼기설기 내 솜씨로 지은
어설픈 모양을 걷어내고  
아담하게 단장하여
날 대신 아들과 며느리가 
새날을 열었다.

오순도순 오가는 길손들의
넉넉한 입담에 내 배가 부르니
이런 호사가 어디 있으랴.

내가 걸어온 여정, 이제 
여기저기 낡고 삭은 것들
그 삐걱거리는 소리마저  
향기로워 묵고 닳아서야
그윽한 참 맛이니, 이제야 
제 색에 고운 모양이로구나.

태그

BEST 뉴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내가 차린 밥집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