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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부상 관리, ‘스포츠 과학’이 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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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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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투데이] 선수 부상 관리는 대표팀 경기력 향상에 있어 필수다. 부상 관리의 최전선에 있는 피지컬 코치, 의무트레이너를 위한 유용한 교육이 열렸다.

20일 파주 NFC에서는 부상 관리 및 퍼포먼스 향상 전문가 초청 교육이 열렸다. 이 날 교육에는 김판곤 KFA 부회장과 KFA 소속으로 활동 중인 피지컬 코치 6명, 의무트레이너 8명이 참석했다. 강사로는 현재 KFA 의무의원인 홍정기 차의과학대학교 스포츠의학대학원장이 나섰다. 홍정기 원장은 1971년생으로 역도 선수 경력이 있으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하다. 한국체육대학교에서 스포츠의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오레곤 주립대학교에서 운동과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판곤 부회장은 교육 시작 전 인사말에서 “KFA 취임 일성으로 말씀드린 것 중 하나가 스포츠 과학 발달이다. 부상 치료도 중요하고 경기를 마친 후 빨리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오늘 교육을 계기로 KFA 소속의 많은 피지컬 코치, 의무트레이너 선생님들과 함께 협력해 (스포츠 과학 발전을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행사를 주최한 KFA 축구과학팀이 소개됐고, 바로 교육이 진행됐다. 오전 강의는 축구선수들의 부상관리에 대한 최근 동향이 소개됐고, 오후 강의는 퍼포먼스 향상에 초점이 맞춰졌다.

부상 회복은 시간 싸움

홍정기 원장은 가장 먼저 부상 관리의 타임라인부터 설명했다. 부상 발생부터 7일까지는 초기 치료가 필요하고, 이후 7일부터 21일까지는 재생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21일, 즉 3주 이후부터는 회복을 위한 리모델링 작업을 펼쳐야 한다고 했다.

선수가 부상을 당한 직후에는 빠른 치료가 절실하다. 치료 기간은 길어서는 안 된다. 빠른 치료 후에는 되도록 빨리 회복 단계에 돌입해야 한다. 홍 원장은 이를 ‘얼리 모션 엑서사이즈(Early Motion Exercise)’라고 설명했다. 심각한 염증이 없다면 이런 ‘얼리 모션 엑서사이즈’를 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인과 선수들은 부상을 당했을 때 반응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선수들의 경우 일반인들보다 향상된 체력을 가지고 있기에 회복도 일반인보다 빠른 편이죠. 그래서 일반인들의 치료 과정을 따라가지 말아야 합니다. 이미 업그레이드된 신체 능력을 가지고 있으니 어느 정도 기초 치료 과정이 끝나면 빠르게 선수들이 회복할 수 있는 재활 훈련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상 회복은 시간 싸움이다. 부상 부위에 살짝 손상이 있다고 하더라도 선수는 본래 체력이 좋기 때문에 이에 맞는 자극을 주거나 훈련을 하면 빠른 속도로 회복될 수 있다. “우리 몸의 근육은 신경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비교적 수행하기도 편하면서 신경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운동을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겠죠.”

원인에 집중해라

증상 위주의 처치를 하지 말고 원인 위주의 처치를 하는 것도 홍정기 원장이 강조한 부분 중 하나였다. 홍 원장은 선수의 부상 발생 시 이에 대한 히스토리(History)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만성적으로 아픈 선수들이 있을 경우 최초 부상이 나중에 다른 형태로 파생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요. 그래서 예전에 다쳤던 곳과 지금 다친 곳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아야 하죠. 입체적인 평가를 해서 선수가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지금 아픈 게 예전 부상 때문에 나타날 수 있고, 잘 파악해보면 빨리 회복이 가능한 경미한 부상인 점을 발견할 수도 있다는 거죠.”

심리적인 요소도 지적했다. “자주 다치면 그 부위가 움직일 때 긴장됩니다. 전문용어로 ‘과긴장’이라고 하죠. 말 그대로 과도하게 긴장되는 현상을 뜻합니다. 그러면 선수로서는 움직일 때마다 무서워하게 되고, 자연스레 근육이 뻣뻣해지는 걸 느끼게 되요. 근육이 뻣뻣해지면 축구할 때 필요한 동작도 나오지 않게 됩니다. 스피드도 떨어지고요.”

“특히 의무트레이너의 경우 선수들에게 ‘과긴장’에 대한 걱정을 풀어주는 게 필요합니다. 선수에게 이제 부상당한 그 부위가 괜찮다는 걸 알려줘야 해요. 괜한 걸 고민하고 있으니 걱정을 내려놓으라고 해야 하죠. 원래 선수가 가진 스피드로 뛰어도 그 부위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거라는 확신을 줘야 해요. 심리적인 부분을 케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피지컬 코치들에게는 축구에 특화된 웨이트 트레이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축구 선수들에게는 보강 훈련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축구에 특화된 웨이트 트레이닝이 필요하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축구장 안에서 축구를 잘하긴 위한 근력이 필요한데, 너무 과도한 중량을 주게 되면 득보다는 해가 될 수 있어요. 피지컬 코치가 직접 구체적인 웨이트 트레이닝 방법에 대해 시범을 보고 같이 경험하는 습관을 가졌으면 합니다.”


현장과 가까운 스포츠 과학 발전 필요

앞서 언급한 부상 관리와 퍼포먼스 향상은 모두 스포츠 과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제는 팀 관리도 스포츠 과학에 의해 진행되어야 한다는 걸 뜻한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대표팀뿐만 아니라 프로, 아마추어에 골고루 스포츠 과학이 정착됐다. 한국도 최근 들어 스포츠 과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 있다.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아직 인프라는 해외에 비해 부족한 상황이다.

“국가대표가 (스포츠 과학 필요성에 대해) 제일 많이 공감할 거고, 프로와 아마추어도 마찬가지일겁니다. 문제는 이를 수행할 수 있는 과학자가 부족해요. 현재 우리 대학교에서 스포츠 과학자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홍정기 원장은  “스포츠 과학을 현장에 적용시킬 수 있는 좋은 인재, 좋은 선구자들이 형성되어야 이 직업이 미래의 유망한 직종으로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어요. 단순히 연구가 전부가 아닌 현장에서 감독에게 필요한 과학을 줄 수 있는 현장 밀착형 스포츠 과학 인재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합니다. 연구실 밀착형 스포츠 과학이 아닌 ‘현장 프랜들리’의 스포츠 과학, 이 분야에서 뛰고 있는 사람들이 꼭 알고 있었으면 합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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