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09-2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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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충분한 정보와 아집이 빚어낸 확신으로 맞본 오류
    [시니어투데이] 분당에 사는 처제가 전곡항에서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처제 내외와는 두세 달에 한 번씩 전곡항에서 만난다. 활어를 사면 생선회와 매운탕으로 요리해주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얘기를 나누다 오곤 한다.   횟집 2층 창가에서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시원한 바다를 바라보며 담소를 나누는 것도 큰 즐거움의 하나였다. 그러나 요즘은 코로나 사태로 한동안 만나지 못했다. 그래서 지난 토요일에 만나기로 하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   얼마 전 ‘봉담-송산 고속도로’가 개통되었다는 보도가 있어서 진입로를 미리 찾아보았다. 이 도로를 이용하면 봉담에서 송산까지 30분이면 될 것 같았다. 20분이나 단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도로를 이용할 마음을 먹고 길을 나섰다. 진입로로 들어서니 새로 닦은 도로라서 깨끗했고 표지판도 산뜻해서 기분도 좋았다. 그런데 아뿔싸! 며칠 전 내비게이션을 업데이트 했는데도 아직 이 도로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냥 감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15분 정도를 달리니 ‘마도’라는 출구 표지판이 보였다. ‘마도’에서도 구 도로로 연결되는 것을 알고 있기에 나갈까 말까 잠시 갈등을 했다. 아내는 “여기서 나가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넌지시 물어보았다. 나는 이 도로가 ‘봉담-송산 고속도로’이니 좀 더 가면 ‘송산’ 출구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러나 100미터도 달리지 못해 내비게이션에서는 유턴하라는 표시가 나왔다. 헷갈리는 상황에서 달리다가 표지판을 보니 조암으로 가는 길이 나왔다. 얼마나 더 가야 되는지는 모르지만 조암 톨게이트로 나갔다가 되돌아오는 수밖에 없었다. 내비게이션에서는 도착시간이 30분 후로 조정되어 나왔다.   자기 말을 안 들었다고 투덜거리는 아내에게 처제에게 전화해 30분쯤 늦겠다고 전하라고 부탁했다. 이 말을 건네면서도 괜한 아집을 부렸나 싶어서 얼굴이 좀 화끈거렸다. 조암에서 통행료 3천5백 원을 내고 나가서 다시 진입하여 마도에서 구 도로와 만나 한참 만에 전곡항에 도착했다.   그런데 마침 토요일인지라 그 넓은 주차장에 차들이 가득 들어차 주차할 곳이 없었다. 밀려드는 차들은 주차할 곳을 찾느라고 사방으로 빙빙 돌고 있었다. 한참을 헤매다 겨우 주차를 하고 처제 내외와 전화해서 만났지만 식당은 만원이었다. 하는 수 없이 공원 벤치에 앉아 얘기를 나누는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는 토요일에 만나지 말자고 하며 가지고 간 간식만 먹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그리고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수산물센터에서 매운탕거리만 사서 헤어지게 되었다.   돌아오는 길에 아내는 아는 길인 구 도로로 가자고 했다. 하지만 올 때 실수했던 나는 갈 때는 얼마나 빨리 갈 수 있는지 아내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곤 또 ‘봉담-송산 고속도로’로 진입했다. 얼마지 않아 평택-시흥 갈림길이 나왔다. 자신이 없었지만 나도 모르게 시흥 방향으로 선택을 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잘못 들어선 것 같았다. 그러나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내비게이션을 보니 40킬로미터를 달린 후에야 ‘안산’ 출구로 나갈 수 있었다.   “아! 내가 오늘 왜 이러지?” 아내는 또 자기 말을 안 듣더니 이렇게 됐다고 언짢아했다. 아내는 더 이상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나 역시 할 말이 없었기에 그 후로는 침묵이 흘렀다. ‘안산’에서 빠져나온 후에 50분을 더 달려서 집에 도착하니 피로가 몰려왔다.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올라가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이다”라는 줄리언 반스(Julian Patrick Barnes)가 쓴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의 한 구절이 머리를 스치고 지났다.   그렇다. 사실을 직시해야 하는데 감(感)을 믿었던 내가 잘못이었다. 오늘 나는 불충분한 정보와 아집이 빚어낸 확신으로 초래한 오류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른 셈이다.   우리 시니어들은 젊은이들보다 정보력이나 감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내비게이션 같은 필수적 기기들은 수시로 업데이트하는 등 더 철저하게 대처를 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짐작이나 예감을 확신하려는 아집에서 벗어나 올바른 정보를 수집하고, 사실을 바탕으로 정확한 판단을 하려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 인물이야기
    2021-06-21
  • SNS 접속 장애로 겪었던 어려움과 깨달음
    [시니어투데이] 나는 요즘도 매주 월요일 밤에는 1시간씩 동호인끼리 영어 번역 공부를 하고 있다. 전화를 이용하다가 얼마 전부터 화상회의 앱 ‘줌(Zoom)’을 통해서 화상으로 서로 얼굴을 보며 하고 있었다. 그런데 3주 전부터 줌(Zoom)에 연결이 안 되어 나만 참여하지 못하고 있어 속상해하고 있었다.   몇 달 동안 아무런 접속 장애 없이 잘 사용했는데 웬일일까? 그런데 연결만 하려고 하면 내 휴대폰의 와이파이 신호가 사라지면서 연결이 안 되었다. 공유기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켜도, 휴대폰을 껐다가 다시 켜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나중에는 내 접속을 기다리는 동료들에게 나를 기다리지 말고 공부를 시작하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혼자서 아무리 애써보았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결국은 포기했다.   인터넷에 나와 있는 각종 해결 방법들을 시도해보았으나 소용이 없었다. 일주일 후에 휴대폰에 와이파이 신호 세기가 강하게 표시되기에 다시 연결해 보았다.   그러나 마지막 단계에서 “알 수 없는 장애로 연결이 안 된다”는 메시지만 뜰뿐 접속이 안 됐다. 그날도 나는 허탕을 쳤다. 몇 시간을 씨름하여 교재를 다 번역해 놓고 공부 시간만 기다렸는데 접속이 안 되니 속이 많이 상했다.   이 방면에 능숙한 지인에게 요청해서 시도를 해보았지만, 허사였다. 그런데 아내의 휴대폰으로 하면 접속이 잘 되었다. 전화기 때문인 것 같아 A/S 센터에 가보았지만, 휴대폰의 문제도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 A/S 센터에서 공유기에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통신사에 고장 신고를 하여 온라인으로 점검을 해보아도 정상이라고 했다. AS기사가 방문을 해서 전파 측정기로 검사하더니 신호가 잘 잡히니 공유기는 정상이라고 했다. 결국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인터넷에서 “Zoom 연결”, “와이파이 끊기는 문제”를 몇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검색했다. 어디엔가 전화기의 와이파이 문제를 해결할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중 마지막으로 휴대폰에서 “네트워크 설정 초기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정보가 있었다. 지시한 대로 따라 해서 초기화를 시키고 사뭇 긴장된 마음으로 연결을 시도했다. 놀랍게도 연결이 되었다. 2주 동안 못 보았던 동호회 회원들의 얼굴을 보니 너무나 반가웠다. 이제는 안심하고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   다음 주 줌(Zoom)으로 한창 공부에 열중하고 있는데 휴대폰에 “데이터가 다 소진되어 이제부터는 요금이 부과된다”는 메시지가 뜨는 것이 아닌가. 휴대폰을 확인해보니 데이터가 모두 소진되어 있었다.   추가 사용에 대해서는 그만큼의 요금이 부과되어 있었다. 그동안 줌(Zoom)을 연결하는데 와이파이가 아닌 휴대폰 데이터를 사용했던 것이다.   아무래도 마지막 방법은 공유기를 바꾸어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새로 구입한 공유기에는 안테나가 네 개나 달려있었다. 설명서를 자세히 읽어보니 공유기 밑면에 비밀번호가 있다고 쓰여있다고 했다. 그 번호를 입력했더니 와이파이 기호가 떴다. 이제 다시 접속을 시도했다. 드디어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   지금도 전에 사용하던 공유기에서는 아내 휴대폰은 되고, 내 것은 왜 안 되었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디지털 기기는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자주 애를 먹이지만, 시니어들에게는 속수무책일 때가 많다.   그러더라도 지치지 말고 차근차근 풀어가다가 보면 끝내는 해결할 길이 나오는 것이다. 시니어들의 자산은 풍부한 경험과 그로 인해 축적된 지혜다.   이것이 바로 시니어들의 경쟁력이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포기하지 말고, 인내와 용기를 가지고 도전해야 한다. 이 또한 시니어들의 저력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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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인생
    2021-06-07
  • SNS 사용에서 주의할 점과 대응 지혜
    [시니어투데이] 며칠 전 새로 들어온 이메일을 정리하고 있었다. 하루에도 수십 통씩 도착하는 이메일은 그중에서 읽어볼 필요가 있는 것들을 제외하고는 일단 삭제하고 남은 것들을 시간 나는 대로 읽어본다.   그중에 한 SNS에 ‘친구 요청’이 있다는 메일이 와있었다. 그 SNS에서 보내주는 이메일 가운데 모르는 사람에게서 오는 요청이 많아 보통은 삭제해버리고 만다. 그런데 Jennifer라는 사람으로부터 요청이 왔다. 외국인이 요청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은 경우라서 열어 보았다. 나의 SNS 계정에 들어와 내가 쓴 글들에 ‘좋아요’ 표시를 여러 번 해 놓았다.   계정에 들어가서 둘러보니 귀엽게 생긴 아가씨다. 군복을 입고 동료들과 찍은 사진도 여러 장 보였는데 아마 여군인 모양이다. 그런데 며칠 후 메시지가 와있어 열어보니 ‘제발 좀 친구로 추가해주세요’라고 한글로 쓰여 있었다. 친구 요청을 거절한 경우가 많았지만 이렇게까지 다시 요청하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그래서 까짓것 별일이야 생기겠나 싶어 ‘친구 요청’을 수락했다.   다음 날 아침에 이메일을 열어보니 내 SNS 계정에 메시지가 와 있었다. 자기는 시리아에 있는 미국 군인인데 반갑다고 인사를 보낸 것이었다. 나도 반갑다고 간단하게 메시지를 남겼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이메일을 열었는데 별도의 메신저로 보낸 메시지가 와 있었다. 열어보니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대화를 주고받게 되었는데 자기는 한국계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났다고 했다. 그런데 7살 때 교통사고로 부모를 한꺼번에 잃었지만, 씩씩하게 자라서 군인이 되어 지금 시리아에서 정보통신 업무를 맡고 있다고 했다. 나는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린 나이에 커다란 시련을 겪어서 힘들었겠지만 씩씩한 군인이 되었다니 장하다고 대답해 주었다.   나는 시리아라면 한밤중 일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몇 시쯤 되었느냐고 물었더니 새벽 2시라고 했다. 그래서 밤이 늦었으니 다음에 얘기하고 어서 가서 자라고 말했다. 그런데 야간 근무 중이라 괜찮다고 했다. 전화로 목소리를 듣고 싶다고 전화번호를 묻는다. 가르쳐 주었다.   잠시 후에 전화가 울려서 받았더니 연결하는 소리가 나기는 했지만, 통화는 안 되었다. 잠시 후에 메시지가 왔다. 군사시설이라서 보안 때문에 통화가 어렵다고 하면서 ○○톡을 하느냐고 물었다. 물론이라고 했더니 ○○톡 아이디를 묻는 것이었다. ○○톡은 아이디가 없이 그냥 이름으로 등록이 되었는데 아이디라니? 그래서 아이디는 없다고 하니 잠시 후에 자기 아이디를 알려주며 친구추가를 부탁했다.   우여곡절 끝에 ○○톡 연결이 되었다. ○○톡으로 “얼굴도 보고 목소리도 듣고 싶었지만, 보안상의 이유로 통화할 수 없습니다"라고 알려주었다.   그러면서 점차 본론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SNS 프로필을 보고 가장 믿을만한 사람으로 당신을 선택했다. 자기는 자살폭탄 공격이 심한 이곳에서 군에서 퇴직하여 민간인으로 살고 싶다. 얼마 후 한국으로 돌아가 사촌들과 조부모님도 찾아 정착하여 살고 싶다. 자기를 좀 도와 달라”는 요지의 부탁이었다. 나는 시골에 사는 노인이라서 도움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갈수록 다음과 같은 놀라운 요지의 말을 늘어놓는다. 수색 중에 큰돈을 발견했다. 아마 저항군들의 군자금인 것 같다. 아무도 모르게 이것을 네 명이 나누기로 했는데 자기 몫은 5백만 달러쯤 된다. 달러가 가득 들어 있는 철제상자와 전투 현장의 사진들도 보냈다.   “한국 정착자금으로 사용할 이 돈 상자를 화물로 보낼 터이니 보관을 부탁한다. 자기는 물건이 도착한 2주 후에 한국에 입국하겠다. 액수의 30%를 수고비로 드리겠다. 주소를 알려 달라.”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돈도 싫고 조용하게 살고 싶은 노인이다.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지만 다른 사람을 찾아봐라”라고 했다. 그랬더니 “제발 도와 달라. 당신이 자기를 도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라고 매달린다.   나는 아침에 아내와 공원에서 조깅한 후 시장에 들려오기로 한 터라 더는 붙들고 있을 수도 없어 그냥 ○○톡을 끝내고 외출 준비를 했다.   어린이날 손자들을 데리고 아들 내외가 왔을 때 그런 해프닝이 있었다고 얘기를 하며 ○○톡을 보여주었다. 아들은 이런 사건은 이미 몇 년 전부터 가끔 있었던 일이라고 말하며 낯선 메시지는 무시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말했다.   SNS에 프로필을 노출하다가 보니, 편리함도 있지만, 범죄에 악용될 소지도 없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과도한 사생활이나 개인정보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아무리 SNS가 편리하고 관계를 통해 존재의 힘을 과시하는 시대라고는 하지만, 그 폐해에 대해서는 철저히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 인물이야기
    • 나의인생
    2021-05-21
  • 과학도를 꿈꾸며 2021년 대학 생활을 앞둔 젊은이들에게
    [시니어투데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팬데믹(pandemic)으로 온 세상이 힘들었던 2020년이 저물어가던 즈음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대학에 지원한 외손자의 합격 소식이었다. 과학자가 되기를 꿈꾸었던 외손자가 희망하는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되었기에 무척 기쁘고 자랑스러웠다.   외손자는 초등학생 때부터 유난히 과학을 좋아했고, 학교 대표로 출품한 각종 과학 관련 대회에서 자주 입상하여 학교에서도 주목받는 아이였다. 명절 때 외가인 우리 집에 오면 과학에 관한 질문을 많이 했다. 그런데 너무 수준이 높아 공대를 나온 나도 대답하는 데 쩔쩔매기가 일쑤였다.   대학교수로 재직하던 친구에게 도움을 줄 수 없겠느냐고 요청을 했지만, 자신의 전공 분야 외에는 아는 것이 일반인과 다르지 않으니 이해해 달라고 사양했다.   한번은 가족 모두가 놀라서 가슴을 쓸어내리는 큰일이 벌어졌던 일도 있었다. 외손자가 중학생 때였는데 엄마, 아빠가 모두 외출하고 없는 시간에 혼자서 주방 식탁 한쪽에 실험도구를 차려놓고 화학실험을 하다가 폭발이 발생한 것이다.   이 일로 외손자는 심한 화상을 입었다. 그 얘가 입원해 있다는 화상 전문병원에 가보니 얼굴과 손이 온통 붕대로 감겨있어 눈앞이 캄캄했었다. 다행히 몇 달 후 무사히 치료를 마치고 퇴원하여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 얘가 어렸을 때 우리 집에 와서 종이로 만든 우주선을 건네고 갔다. 어느 날 책장에 올려놓은 그 종이 우주선을 보고 소망을 담아 적어 본 시다.   종이 우주선   책장 위에서 발사대기 중인 U-3069호 종이 우주선 언제 창공으로 솟아오를까?   우주과학자가 되겠다는 꽃 같은 우리 외손자 놀러 와 만든 꿈을 기도 속에 키워주었다.   주방 한쪽 너의 작은 실험실에서 들린 폭발음은 먼 훗날 네 종이 우주선이 날아오를 전주곡이었을까.   온통 붕대밖에 보이지 않던 그날 병실에서는 가슴이 내려앉았었는데   이제는 그 꿈 펼칠 나날 그리며 쉼 없이 달려가는 네 모습이 할아버지 마음에서 행복하게 솟아오르고 있구나.   나는 과학도로서 대학 생활을 하게 될 출발을 앞둔 외손자와 이와 같은 길을 걷게 될 많은 젊은이에게 축복과 함께 기대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과학자는 어떤 삶의 태도로 살아야 할까.   과학 연구에 대한 과학자의 태도는 인류의 삶에 매우 커다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학과 기술의 발달은 인류의 문명이 발전하는 데 크게 이바지하였다는 것이다.   교통기관의 발전에 이바지함으로써 인간의 활동 범위를 혁명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인류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생명공학의 발전은 질병과 식량의 문제를 해결하는 신비로운 힘이 되었다. 이제 인공지능, 로봇 등의 발전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활짝 열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과학자들이 인류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반증이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인류에 대해 남다르게 따뜻한 감성을 지녀야 한다. 겸손한 마음과 뛰어난 공감력 및 소통능력이 필요하다.   내가 열심히 해서 이룬 성과이고 이루어갈 미래인데 왜 그래야 하는가? 이런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 태어난 그 누구라도 자신이 원하는 부모와 두뇌 및 신체적 조건 그리고 환경을 선택할 수 없다. 이것은 한 개인은 자신과 인류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지니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우수한 자질을 지닌 것과 그에 따른 노력으로 얻은 결과는 그 개인의 영광임과 동시에 인류의 공적 자산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 개인의 삶은 그의 선택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그가 연구하는 분야의 수많은 선행연구자의 연구 성과와 그를 가르쳐준 많은 스승 그리고 국가적 지원 등 주변의 다양한 도움도 내재하여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자면 과학자들은 남다른 시대적 사명을 지녀야 하고, 그만큼 보람도 크다고 본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각자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바라보고 그에 따른 사명감과 자부심을 지니고 살아야 할 것이다. 다만, 남다른 자질을 지닌 사람은 그만큼 영광도 크기에 그에 따른 사명감을 보람으로 여기는 넓은 마음과 안목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수한 자질을 바탕으로 뜨거운 열정과 큰 노력으로 이루어낸 대학 입시 결과로 과학도로 출발할 시점을 앞둔 모두에게 큰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 자신의 발전을 통해 인류의 행복에도 이바지하는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기를 축복한다.  
    • 인물이야기
    • 나의인생
    2021-01-11
  • 차량용 빗물받이 교체, 직접 해결하다
    [시니어투데이] 언제부터인가 내 차의 조수석 뒤쪽 좌석 창문 위에 달려있던 빗물받이가 한쪽이 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조금 눈에 거슬리기는했지만, 중요한 부품도 아니어서 그대로 타고 다닌 지가 1년이 넘은 것 같다. 그러다가 얼마 전 좁은 길을 지나는데 물건을 내리려고 주차하고 있던 화물차 기사가 갑자기 뒷문을 열어젖히는 바람에 내 차의 조수석 백미러가 떨어져 나갔다.     “쾅”하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조수석에 타고 있던 아내는 놀라서 하얗게 질려 있었다. 내려서 보니 앞바퀴 윗부분과 그쪽 문에도 흠집이 생겨있었다. 물론, 화물차 기사가 100% 자신의 과실이라고 인정하여 그쪽 보험사의 부담으로 수리를 다 마쳤다.   수리를 마치고 며칠 후에 보니 조수석 창문에 부착되어있던 빗물받이도 일부가 깨져 있는 것이었다. 그때 사고로 깨진 것이 확실하지만, 뒤늦게 청구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이를 알고 나니 눈에 거슬려 과감하게 새것으로 교환하기로 했다.   집 부근의 카센터에 가서 교환을 부탁했더니 일을 맡지 않으려 했다. 차량용 부품점에 가면 부품을 살 수 있으니 거기에서 사서 붙이라는 것이었다. 수리비를 많이 받을 수도 없는 하찮은 일에 매달리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카센터에서 알려준 곳으로 가서 아무리 찾아봐도 차량용 부품점은 보이지 않았다. 어쩔 수 없었다. 순간 인터넷 쇼핑몰에서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와서 온라인 쇼핑몰에서 차량용 빗물받이를 검색하니 차종별로 많은 제품이 올라와 있었다. 거기에서 내 차에 알맞은 빗물받이를 선택하여 주문했더니 며칠 후 물품이 도착했다.   택배로 도착한 빗물받이를 가지고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파손된 것을 떼어내기만 하면 나도 쉽게 붙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너무 단단히 붙어있어 조각이 떨어져 나가도 일부는 떼어 낼 수가 없었다.   수리를 의뢰하러 카센터로 갈까 하다가 좀 더 해 보기로 하고, 혹시 몰라 비상용으로 글로브 박스(glove box)에 넣어두었던 드라이버를 몇 년 만에 꺼내 들었다. 오늘따라 기온도 낮았고 바람까지 심하게 불어 을씨년스러웠다. 하지만, 힘을 내서 드라이버를 틈새로 끼워 넣는 등 한참 동안을 씨름해서 겨우 모두 떼어낼 수 있었다.         새로 산 빗물받이에는 양면 접착테이프가 붙어있었고, 그 표면에서 보호용으로 부착된 종이를 떼어낸 다음 적당한 위치에 단단히 붙였다. 이렇게 하면 될 것을 그동안 깨어진 빗물받이를 달고 다녔던 것이 안타까웠다.   요즘은 차량용 이외에도 소비자가 손쉽게 수리하거나 교체할 수 있는 용품들이 많다. 그런데 이런 시도를 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면 쉽게 생각하지는 못할 것이다. 모든 일이 그렇듯 불편함을 처리하고 발전적 방향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용기와 도전 의식이 필요하다.   특히, 시니어들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다. 젊은이들보다 체력과 역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시니어들에게는 일평생 쌓아온 경험과 지혜가 있지 않은가.   장비를 쓰는 것이나 조작과 사용이 편리하게 만들어진 용품들이라면 이를 하는 데에서는 힘보다는 지혜가 더 가치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시니어의 강점이고 더욱더 힘차게 살아가야 할 이유가 아니겠는가. 
    • 인물이야기
    • 나의인생
    2020-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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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충분한 정보와 아집이 빚어낸 확신으로 맞본 오류
    [시니어투데이] 분당에 사는 처제가 전곡항에서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처제 내외와는 두세 달에 한 번씩 전곡항에서 만난다. 활어를 사면 생선회와 매운탕으로 요리해주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얘기를 나누다 오곤 한다.   횟집 2층 창가에서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시원한 바다를 바라보며 담소를 나누는 것도 큰 즐거움의 하나였다. 그러나 요즘은 코로나 사태로 한동안 만나지 못했다. 그래서 지난 토요일에 만나기로 하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   얼마 전 ‘봉담-송산 고속도로’가 개통되었다는 보도가 있어서 진입로를 미리 찾아보았다. 이 도로를 이용하면 봉담에서 송산까지 30분이면 될 것 같았다. 20분이나 단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도로를 이용할 마음을 먹고 길을 나섰다. 진입로로 들어서니 새로 닦은 도로라서 깨끗했고 표지판도 산뜻해서 기분도 좋았다. 그런데 아뿔싸! 며칠 전 내비게이션을 업데이트 했는데도 아직 이 도로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냥 감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15분 정도를 달리니 ‘마도’라는 출구 표지판이 보였다. ‘마도’에서도 구 도로로 연결되는 것을 알고 있기에 나갈까 말까 잠시 갈등을 했다. 아내는 “여기서 나가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넌지시 물어보았다. 나는 이 도로가 ‘봉담-송산 고속도로’이니 좀 더 가면 ‘송산’ 출구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러나 100미터도 달리지 못해 내비게이션에서는 유턴하라는 표시가 나왔다. 헷갈리는 상황에서 달리다가 표지판을 보니 조암으로 가는 길이 나왔다. 얼마나 더 가야 되는지는 모르지만 조암 톨게이트로 나갔다가 되돌아오는 수밖에 없었다. 내비게이션에서는 도착시간이 30분 후로 조정되어 나왔다.   자기 말을 안 들었다고 투덜거리는 아내에게 처제에게 전화해 30분쯤 늦겠다고 전하라고 부탁했다. 이 말을 건네면서도 괜한 아집을 부렸나 싶어서 얼굴이 좀 화끈거렸다. 조암에서 통행료 3천5백 원을 내고 나가서 다시 진입하여 마도에서 구 도로와 만나 한참 만에 전곡항에 도착했다.   그런데 마침 토요일인지라 그 넓은 주차장에 차들이 가득 들어차 주차할 곳이 없었다. 밀려드는 차들은 주차할 곳을 찾느라고 사방으로 빙빙 돌고 있었다. 한참을 헤매다 겨우 주차를 하고 처제 내외와 전화해서 만났지만 식당은 만원이었다. 하는 수 없이 공원 벤치에 앉아 얘기를 나누는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는 토요일에 만나지 말자고 하며 가지고 간 간식만 먹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그리고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수산물센터에서 매운탕거리만 사서 헤어지게 되었다.   돌아오는 길에 아내는 아는 길인 구 도로로 가자고 했다. 하지만 올 때 실수했던 나는 갈 때는 얼마나 빨리 갈 수 있는지 아내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곤 또 ‘봉담-송산 고속도로’로 진입했다. 얼마지 않아 평택-시흥 갈림길이 나왔다. 자신이 없었지만 나도 모르게 시흥 방향으로 선택을 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잘못 들어선 것 같았다. 그러나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내비게이션을 보니 40킬로미터를 달린 후에야 ‘안산’ 출구로 나갈 수 있었다.   “아! 내가 오늘 왜 이러지?” 아내는 또 자기 말을 안 듣더니 이렇게 됐다고 언짢아했다. 아내는 더 이상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나 역시 할 말이 없었기에 그 후로는 침묵이 흘렀다. ‘안산’에서 빠져나온 후에 50분을 더 달려서 집에 도착하니 피로가 몰려왔다.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올라가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이다”라는 줄리언 반스(Julian Patrick Barnes)가 쓴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의 한 구절이 머리를 스치고 지났다.   그렇다. 사실을 직시해야 하는데 감(感)을 믿었던 내가 잘못이었다. 오늘 나는 불충분한 정보와 아집이 빚어낸 확신으로 초래한 오류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른 셈이다.   우리 시니어들은 젊은이들보다 정보력이나 감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내비게이션 같은 필수적 기기들은 수시로 업데이트하는 등 더 철저하게 대처를 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짐작이나 예감을 확신하려는 아집에서 벗어나 올바른 정보를 수집하고, 사실을 바탕으로 정확한 판단을 하려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 인물이야기
    2021-06-21
  • SNS 접속 장애로 겪었던 어려움과 깨달음
    [시니어투데이] 나는 요즘도 매주 월요일 밤에는 1시간씩 동호인끼리 영어 번역 공부를 하고 있다. 전화를 이용하다가 얼마 전부터 화상회의 앱 ‘줌(Zoom)’을 통해서 화상으로 서로 얼굴을 보며 하고 있었다. 그런데 3주 전부터 줌(Zoom)에 연결이 안 되어 나만 참여하지 못하고 있어 속상해하고 있었다.   몇 달 동안 아무런 접속 장애 없이 잘 사용했는데 웬일일까? 그런데 연결만 하려고 하면 내 휴대폰의 와이파이 신호가 사라지면서 연결이 안 되었다. 공유기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켜도, 휴대폰을 껐다가 다시 켜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나중에는 내 접속을 기다리는 동료들에게 나를 기다리지 말고 공부를 시작하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혼자서 아무리 애써보았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결국은 포기했다.   인터넷에 나와 있는 각종 해결 방법들을 시도해보았으나 소용이 없었다. 일주일 후에 휴대폰에 와이파이 신호 세기가 강하게 표시되기에 다시 연결해 보았다.   그러나 마지막 단계에서 “알 수 없는 장애로 연결이 안 된다”는 메시지만 뜰뿐 접속이 안 됐다. 그날도 나는 허탕을 쳤다. 몇 시간을 씨름하여 교재를 다 번역해 놓고 공부 시간만 기다렸는데 접속이 안 되니 속이 많이 상했다.   이 방면에 능숙한 지인에게 요청해서 시도를 해보았지만, 허사였다. 그런데 아내의 휴대폰으로 하면 접속이 잘 되었다. 전화기 때문인 것 같아 A/S 센터에 가보았지만, 휴대폰의 문제도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 A/S 센터에서 공유기에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통신사에 고장 신고를 하여 온라인으로 점검을 해보아도 정상이라고 했다. AS기사가 방문을 해서 전파 측정기로 검사하더니 신호가 잘 잡히니 공유기는 정상이라고 했다. 결국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인터넷에서 “Zoom 연결”, “와이파이 끊기는 문제”를 몇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검색했다. 어디엔가 전화기의 와이파이 문제를 해결할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중 마지막으로 휴대폰에서 “네트워크 설정 초기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정보가 있었다. 지시한 대로 따라 해서 초기화를 시키고 사뭇 긴장된 마음으로 연결을 시도했다. 놀랍게도 연결이 되었다. 2주 동안 못 보았던 동호회 회원들의 얼굴을 보니 너무나 반가웠다. 이제는 안심하고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   다음 주 줌(Zoom)으로 한창 공부에 열중하고 있는데 휴대폰에 “데이터가 다 소진되어 이제부터는 요금이 부과된다”는 메시지가 뜨는 것이 아닌가. 휴대폰을 확인해보니 데이터가 모두 소진되어 있었다.   추가 사용에 대해서는 그만큼의 요금이 부과되어 있었다. 그동안 줌(Zoom)을 연결하는데 와이파이가 아닌 휴대폰 데이터를 사용했던 것이다.   아무래도 마지막 방법은 공유기를 바꾸어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새로 구입한 공유기에는 안테나가 네 개나 달려있었다. 설명서를 자세히 읽어보니 공유기 밑면에 비밀번호가 있다고 쓰여있다고 했다. 그 번호를 입력했더니 와이파이 기호가 떴다. 이제 다시 접속을 시도했다. 드디어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   지금도 전에 사용하던 공유기에서는 아내 휴대폰은 되고, 내 것은 왜 안 되었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디지털 기기는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자주 애를 먹이지만, 시니어들에게는 속수무책일 때가 많다.   그러더라도 지치지 말고 차근차근 풀어가다가 보면 끝내는 해결할 길이 나오는 것이다. 시니어들의 자산은 풍부한 경험과 그로 인해 축적된 지혜다.   이것이 바로 시니어들의 경쟁력이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포기하지 말고, 인내와 용기를 가지고 도전해야 한다. 이 또한 시니어들의 저력이 아니겠는가?   
    • 인물이야기
    • 나의인생
    2021-06-07
  • SNS 사용에서 주의할 점과 대응 지혜
    [시니어투데이] 며칠 전 새로 들어온 이메일을 정리하고 있었다. 하루에도 수십 통씩 도착하는 이메일은 그중에서 읽어볼 필요가 있는 것들을 제외하고는 일단 삭제하고 남은 것들을 시간 나는 대로 읽어본다.   그중에 한 SNS에 ‘친구 요청’이 있다는 메일이 와있었다. 그 SNS에서 보내주는 이메일 가운데 모르는 사람에게서 오는 요청이 많아 보통은 삭제해버리고 만다. 그런데 Jennifer라는 사람으로부터 요청이 왔다. 외국인이 요청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은 경우라서 열어 보았다. 나의 SNS 계정에 들어와 내가 쓴 글들에 ‘좋아요’ 표시를 여러 번 해 놓았다.   계정에 들어가서 둘러보니 귀엽게 생긴 아가씨다. 군복을 입고 동료들과 찍은 사진도 여러 장 보였는데 아마 여군인 모양이다. 그런데 며칠 후 메시지가 와있어 열어보니 ‘제발 좀 친구로 추가해주세요’라고 한글로 쓰여 있었다. 친구 요청을 거절한 경우가 많았지만 이렇게까지 다시 요청하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그래서 까짓것 별일이야 생기겠나 싶어 ‘친구 요청’을 수락했다.   다음 날 아침에 이메일을 열어보니 내 SNS 계정에 메시지가 와 있었다. 자기는 시리아에 있는 미국 군인인데 반갑다고 인사를 보낸 것이었다. 나도 반갑다고 간단하게 메시지를 남겼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이메일을 열었는데 별도의 메신저로 보낸 메시지가 와 있었다. 열어보니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대화를 주고받게 되었는데 자기는 한국계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났다고 했다. 그런데 7살 때 교통사고로 부모를 한꺼번에 잃었지만, 씩씩하게 자라서 군인이 되어 지금 시리아에서 정보통신 업무를 맡고 있다고 했다. 나는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린 나이에 커다란 시련을 겪어서 힘들었겠지만 씩씩한 군인이 되었다니 장하다고 대답해 주었다.   나는 시리아라면 한밤중 일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몇 시쯤 되었느냐고 물었더니 새벽 2시라고 했다. 그래서 밤이 늦었으니 다음에 얘기하고 어서 가서 자라고 말했다. 그런데 야간 근무 중이라 괜찮다고 했다. 전화로 목소리를 듣고 싶다고 전화번호를 묻는다. 가르쳐 주었다.   잠시 후에 전화가 울려서 받았더니 연결하는 소리가 나기는 했지만, 통화는 안 되었다. 잠시 후에 메시지가 왔다. 군사시설이라서 보안 때문에 통화가 어렵다고 하면서 ○○톡을 하느냐고 물었다. 물론이라고 했더니 ○○톡 아이디를 묻는 것이었다. ○○톡은 아이디가 없이 그냥 이름으로 등록이 되었는데 아이디라니? 그래서 아이디는 없다고 하니 잠시 후에 자기 아이디를 알려주며 친구추가를 부탁했다.   우여곡절 끝에 ○○톡 연결이 되었다. ○○톡으로 “얼굴도 보고 목소리도 듣고 싶었지만, 보안상의 이유로 통화할 수 없습니다"라고 알려주었다.   그러면서 점차 본론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SNS 프로필을 보고 가장 믿을만한 사람으로 당신을 선택했다. 자기는 자살폭탄 공격이 심한 이곳에서 군에서 퇴직하여 민간인으로 살고 싶다. 얼마 후 한국으로 돌아가 사촌들과 조부모님도 찾아 정착하여 살고 싶다. 자기를 좀 도와 달라”는 요지의 부탁이었다. 나는 시골에 사는 노인이라서 도움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갈수록 다음과 같은 놀라운 요지의 말을 늘어놓는다. 수색 중에 큰돈을 발견했다. 아마 저항군들의 군자금인 것 같다. 아무도 모르게 이것을 네 명이 나누기로 했는데 자기 몫은 5백만 달러쯤 된다. 달러가 가득 들어 있는 철제상자와 전투 현장의 사진들도 보냈다.   “한국 정착자금으로 사용할 이 돈 상자를 화물로 보낼 터이니 보관을 부탁한다. 자기는 물건이 도착한 2주 후에 한국에 입국하겠다. 액수의 30%를 수고비로 드리겠다. 주소를 알려 달라.”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돈도 싫고 조용하게 살고 싶은 노인이다.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지만 다른 사람을 찾아봐라”라고 했다. 그랬더니 “제발 도와 달라. 당신이 자기를 도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라고 매달린다.   나는 아침에 아내와 공원에서 조깅한 후 시장에 들려오기로 한 터라 더는 붙들고 있을 수도 없어 그냥 ○○톡을 끝내고 외출 준비를 했다.   어린이날 손자들을 데리고 아들 내외가 왔을 때 그런 해프닝이 있었다고 얘기를 하며 ○○톡을 보여주었다. 아들은 이런 사건은 이미 몇 년 전부터 가끔 있었던 일이라고 말하며 낯선 메시지는 무시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말했다.   SNS에 프로필을 노출하다가 보니, 편리함도 있지만, 범죄에 악용될 소지도 없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과도한 사생활이나 개인정보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아무리 SNS가 편리하고 관계를 통해 존재의 힘을 과시하는 시대라고는 하지만, 그 폐해에 대해서는 철저히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 인물이야기
    • 나의인생
    2021-05-21
  • 과학도를 꿈꾸며 2021년 대학 생활을 앞둔 젊은이들에게
    [시니어투데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팬데믹(pandemic)으로 온 세상이 힘들었던 2020년이 저물어가던 즈음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대학에 지원한 외손자의 합격 소식이었다. 과학자가 되기를 꿈꾸었던 외손자가 희망하는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되었기에 무척 기쁘고 자랑스러웠다.   외손자는 초등학생 때부터 유난히 과학을 좋아했고, 학교 대표로 출품한 각종 과학 관련 대회에서 자주 입상하여 학교에서도 주목받는 아이였다. 명절 때 외가인 우리 집에 오면 과학에 관한 질문을 많이 했다. 그런데 너무 수준이 높아 공대를 나온 나도 대답하는 데 쩔쩔매기가 일쑤였다.   대학교수로 재직하던 친구에게 도움을 줄 수 없겠느냐고 요청을 했지만, 자신의 전공 분야 외에는 아는 것이 일반인과 다르지 않으니 이해해 달라고 사양했다.   한번은 가족 모두가 놀라서 가슴을 쓸어내리는 큰일이 벌어졌던 일도 있었다. 외손자가 중학생 때였는데 엄마, 아빠가 모두 외출하고 없는 시간에 혼자서 주방 식탁 한쪽에 실험도구를 차려놓고 화학실험을 하다가 폭발이 발생한 것이다.   이 일로 외손자는 심한 화상을 입었다. 그 얘가 입원해 있다는 화상 전문병원에 가보니 얼굴과 손이 온통 붕대로 감겨있어 눈앞이 캄캄했었다. 다행히 몇 달 후 무사히 치료를 마치고 퇴원하여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 얘가 어렸을 때 우리 집에 와서 종이로 만든 우주선을 건네고 갔다. 어느 날 책장에 올려놓은 그 종이 우주선을 보고 소망을 담아 적어 본 시다.   종이 우주선   책장 위에서 발사대기 중인 U-3069호 종이 우주선 언제 창공으로 솟아오를까?   우주과학자가 되겠다는 꽃 같은 우리 외손자 놀러 와 만든 꿈을 기도 속에 키워주었다.   주방 한쪽 너의 작은 실험실에서 들린 폭발음은 먼 훗날 네 종이 우주선이 날아오를 전주곡이었을까.   온통 붕대밖에 보이지 않던 그날 병실에서는 가슴이 내려앉았었는데   이제는 그 꿈 펼칠 나날 그리며 쉼 없이 달려가는 네 모습이 할아버지 마음에서 행복하게 솟아오르고 있구나.   나는 과학도로서 대학 생활을 하게 될 출발을 앞둔 외손자와 이와 같은 길을 걷게 될 많은 젊은이에게 축복과 함께 기대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과학자는 어떤 삶의 태도로 살아야 할까.   과학 연구에 대한 과학자의 태도는 인류의 삶에 매우 커다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학과 기술의 발달은 인류의 문명이 발전하는 데 크게 이바지하였다는 것이다.   교통기관의 발전에 이바지함으로써 인간의 활동 범위를 혁명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인류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생명공학의 발전은 질병과 식량의 문제를 해결하는 신비로운 힘이 되었다. 이제 인공지능, 로봇 등의 발전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활짝 열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과학자들이 인류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반증이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인류에 대해 남다르게 따뜻한 감성을 지녀야 한다. 겸손한 마음과 뛰어난 공감력 및 소통능력이 필요하다.   내가 열심히 해서 이룬 성과이고 이루어갈 미래인데 왜 그래야 하는가? 이런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 태어난 그 누구라도 자신이 원하는 부모와 두뇌 및 신체적 조건 그리고 환경을 선택할 수 없다. 이것은 한 개인은 자신과 인류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지니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우수한 자질을 지닌 것과 그에 따른 노력으로 얻은 결과는 그 개인의 영광임과 동시에 인류의 공적 자산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 개인의 삶은 그의 선택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그가 연구하는 분야의 수많은 선행연구자의 연구 성과와 그를 가르쳐준 많은 스승 그리고 국가적 지원 등 주변의 다양한 도움도 내재하여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자면 과학자들은 남다른 시대적 사명을 지녀야 하고, 그만큼 보람도 크다고 본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각자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바라보고 그에 따른 사명감과 자부심을 지니고 살아야 할 것이다. 다만, 남다른 자질을 지닌 사람은 그만큼 영광도 크기에 그에 따른 사명감을 보람으로 여기는 넓은 마음과 안목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수한 자질을 바탕으로 뜨거운 열정과 큰 노력으로 이루어낸 대학 입시 결과로 과학도로 출발할 시점을 앞둔 모두에게 큰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 자신의 발전을 통해 인류의 행복에도 이바지하는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기를 축복한다.  
    • 인물이야기
    • 나의인생
    2021-01-11
  • 차량용 빗물받이 교체, 직접 해결하다
    [시니어투데이] 언제부터인가 내 차의 조수석 뒤쪽 좌석 창문 위에 달려있던 빗물받이가 한쪽이 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조금 눈에 거슬리기는했지만, 중요한 부품도 아니어서 그대로 타고 다닌 지가 1년이 넘은 것 같다. 그러다가 얼마 전 좁은 길을 지나는데 물건을 내리려고 주차하고 있던 화물차 기사가 갑자기 뒷문을 열어젖히는 바람에 내 차의 조수석 백미러가 떨어져 나갔다.     “쾅”하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조수석에 타고 있던 아내는 놀라서 하얗게 질려 있었다. 내려서 보니 앞바퀴 윗부분과 그쪽 문에도 흠집이 생겨있었다. 물론, 화물차 기사가 100% 자신의 과실이라고 인정하여 그쪽 보험사의 부담으로 수리를 다 마쳤다.   수리를 마치고 며칠 후에 보니 조수석 창문에 부착되어있던 빗물받이도 일부가 깨져 있는 것이었다. 그때 사고로 깨진 것이 확실하지만, 뒤늦게 청구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이를 알고 나니 눈에 거슬려 과감하게 새것으로 교환하기로 했다.   집 부근의 카센터에 가서 교환을 부탁했더니 일을 맡지 않으려 했다. 차량용 부품점에 가면 부품을 살 수 있으니 거기에서 사서 붙이라는 것이었다. 수리비를 많이 받을 수도 없는 하찮은 일에 매달리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카센터에서 알려준 곳으로 가서 아무리 찾아봐도 차량용 부품점은 보이지 않았다. 어쩔 수 없었다. 순간 인터넷 쇼핑몰에서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와서 온라인 쇼핑몰에서 차량용 빗물받이를 검색하니 차종별로 많은 제품이 올라와 있었다. 거기에서 내 차에 알맞은 빗물받이를 선택하여 주문했더니 며칠 후 물품이 도착했다.   택배로 도착한 빗물받이를 가지고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파손된 것을 떼어내기만 하면 나도 쉽게 붙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너무 단단히 붙어있어 조각이 떨어져 나가도 일부는 떼어 낼 수가 없었다.   수리를 의뢰하러 카센터로 갈까 하다가 좀 더 해 보기로 하고, 혹시 몰라 비상용으로 글로브 박스(glove box)에 넣어두었던 드라이버를 몇 년 만에 꺼내 들었다. 오늘따라 기온도 낮았고 바람까지 심하게 불어 을씨년스러웠다. 하지만, 힘을 내서 드라이버를 틈새로 끼워 넣는 등 한참 동안을 씨름해서 겨우 모두 떼어낼 수 있었다.         새로 산 빗물받이에는 양면 접착테이프가 붙어있었고, 그 표면에서 보호용으로 부착된 종이를 떼어낸 다음 적당한 위치에 단단히 붙였다. 이렇게 하면 될 것을 그동안 깨어진 빗물받이를 달고 다녔던 것이 안타까웠다.   요즘은 차량용 이외에도 소비자가 손쉽게 수리하거나 교체할 수 있는 용품들이 많다. 그런데 이런 시도를 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면 쉽게 생각하지는 못할 것이다. 모든 일이 그렇듯 불편함을 처리하고 발전적 방향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용기와 도전 의식이 필요하다.   특히, 시니어들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다. 젊은이들보다 체력과 역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시니어들에게는 일평생 쌓아온 경험과 지혜가 있지 않은가.   장비를 쓰는 것이나 조작과 사용이 편리하게 만들어진 용품들이라면 이를 하는 데에서는 힘보다는 지혜가 더 가치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시니어의 강점이고 더욱더 힘차게 살아가야 할 이유가 아니겠는가. 
    • 인물이야기
    • 나의인생
    2020-11-30
  • 컴퓨터 없는 생활에서 느낀 소회
    [시니어투데이] 내가 사용하고 있던 컴퓨터가 자주 말썽을 부린지가 여러 달 되었다. 아들이 쓰던 것을 가져와 오래 써왔다. 그동안 바이러스 때문에 포맷도 여러 번 했다. 얼마 전부터는 커서가 꼼짝하지 않기도 하고 아예 사라져버리기도 했다. 정상적으로 컴퓨터를 끄지도 켜지도 못해 강제로 전원을 꺼야 할 때가 많았다. 그때마다 본체를 떼어서 여러 차례 컴퓨터 수리점에 맡겨야 했다. 컴퓨터 기사를 집에 불러 수리를 맡길 수도 있지만, 출장비를 주어야 하고 또 오래 기다려야 할 때도 있어서 내가 가지고 가서 수리하는 게 편했다. 처음에는 수리해 온 컴퓨터에 다시 케이블을 연결할 때는 전원 케이블, 인터넷 선, 그리고 모니터, 키보드, 프린터, 스피커 등 많은 선 들을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 몰라 쩔쩔맸었다. 하지만, 이제는 하도 여러 번 했더니 이력이 생겨 눈감고도 할 수가 있을 정도로 숙달이 되었다.   그러다가 추석을 며칠 앞둔 어느 날 컴퓨터로 글을 쓰고 있는데 또 갑자기 커서가 꼼짝을 않는다. 강제로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켰더니 한참 쓴 글이 다 날아가 버렸다. 다시 작업하다가 한 5분쯤 후에는 또 그런 현상이 반복되더니 결국은 켜지지도 않았다. 또 수리점에 가려고 케이블들을 떼어내는 것을 보던 아내는 이참에 아주 새것으로 바꾸는 게 어떠냐고 했다. 머리가 허연 사람이 컴퓨터를 들고 뛰어다니는 모습을 더는 보기 싫다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니 이젠 나도 툭하면 멈춰버리는 컴퓨터가 지겹다는 생각이 들어서 새것을 사기로 했다. 이렇다 보니 컴퓨터를 사려고 인터넷 쇼핑몰에도 들어갈 수 없어서 아들에게 연락했다. 아들은 얼마 후 컴퓨터를 주문했다고 연락을 했다. 마침 추석 때문에 택배가 많아서 연휴가 끝나야 배송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컴퓨터가 없으니 컴퓨터와 함께 시간만큼 여유가 생겼다. 그런데 매주 영어 공부를 하고 있기에 회원들과 이메일을 주고받아야 하는 데 문제가 발생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실에 컴퓨터를 좀 사용할 수 없겠느냐고 물으니 곤란하다고 한다. 읍사무소에 물어도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는 없다고 한다. 도서관에 연락해보니 컴퓨터를 이용하는 방은 있지만, 코로나19로 도서관 전체가 문을 닫았다는 것이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성당 교우에게 컴퓨터 좀 쓰자고 전화로 부탁하고 방문을 했다. 메일을 열어보니 며칠 동안 벌써 100여 통이 들어와 있었다. 우선 회원들에게 자료를 발송해주고 나서 문서를 열어보았으나 열리지 않았다. 해당 문서를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어서 열 수가 없었던 것이다.   궁리 끝에 복지관에라도 가서 이메일도 보내고 내가 맡은 한 페이지라도 번역작업을 하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안면이 있는 사회복지사에게 연락했더니 복지관에 와서 컴퓨터를 사용하라고 허락을 해주었다.   차로 30분을 달려 복지관에 갔더니 예전에는 그렇게 비좁던 주차장이 대부분 비어있어 적막감마저 들었다. 강의를 듣던 인문학반 컴퓨터에서 회원들에게 메일을 발송하고 나서 내가 공부할 자료를 열었는데 문제는 프린터가 없었다. 혹시나 하고 가지고 간 USB에 문서를 저장한 후 사회복지사에게 인쇄를 부탁했다. 급한 대로 내가 발표할 두 페이지를 번역하여 프린트하고 나니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이렇게 일 처리를 하고 보니 컴퓨터의 필요성을 실감하게 되었다. 마침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를 중계하고 있어서 결승이 끝날 때까지 열흘간은 TV를 보느라 거의 온종일 컴퓨터 없이도 무료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다른 때 같으면 아내의 눈치를 보느라 여러 시간 TV를 혼자서 차지하지 못했었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 노래를 좋아하지도 않던 아내가 가수 김호중의 열성 팬이 되어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보는 데 푹 빠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는 동안 시간이 흘러 주문했던 컴퓨터가 도착해서 아들이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있다며 전화를 했다. 다음날 내 서재에는 새 컴퓨터가 놓였다. 이제 컴퓨터에서 문제가 발생할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기분도 상쾌해졌다. 우선 쌓여있는 200여 통의 이메일을 정리하고 난 후 다시 영어 공부에 매달렸다.   이제 컴퓨터는 생활 속에서, 없어서는 안 될 도구가 되어버렸다. 이메일 주고받기, 인터넷 쇼핑몰 이용, 인터넷 뱅킹, 인터넷 서핑 등 컴퓨터의 용도는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다. 이처럼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만큼 더 편리한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 시니어들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지식을 갖춤으로써 더욱더 편리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기를 소망한다.  
    • 인물이야기
    • 나의인생
    2020-10-20
  • 무조건 새것이 좋기만 한 것일까
    [시니어투데이] 며칠 전에 잘 보고 있던 TV 화면이 갑자기 꺼진다. 왜 이러지? 처음 경험하는 일이다. 리모컨 전원 스위치를 누르니 다시 화면이 켜졌다. 아마도 순간적으로 정전이 되었나 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 시간 쯤 후에 또 꺼져버렸다. 그러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더 자주 꺼지기를 반복하는 것이었다.     국내 유명회사 제품이고 스마트 기능도 있어 꾀 비싼 가격임에도 아들이 마음먹고 사주어서 편리하게 이용해왔다. 요즘 코로나 사태로 집에서만 지내자니 넷플릭스로 틈만 나면 외국영화 시리즈를 보느라고 오랜 시간을 켜놓기는 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3년 도 안 되어서 고장이라니 실망스러웠다.   제조사에 고장신고를 했더니 수리기사가 왔다. 한참을 조사하더니 액정을 교환해야 한다며 수리비가 30만원이나 든다고 한다. 생각 좀 해보겠노라고 기사를 돌려보냈다.   아들에게 연락했더니, 요즘 30만원이면 화면이 더 큰 중소기업 제품 새것을 살 수 있는데 수리를 하느니 차라리 새것을 사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냈다. 아내는 화면크기가 지금도 충분하고 자원낭비도 막는 차원에서 그냥 수리해서 쓰자고 했다. 그러나 나는 아들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 아들은 자신이 추천하는 제품을 인터넷쇼핑몰에서 찾아 구매할 방법을 카톡으로 보내줬다.   아들이 추천해준 인터넷쇼핑몰은 내가 처음 이용하는 곳이라서 먼저 가입부터 해야 했다. ㅇㅇ카드로 결제하면 2%나 추가 할인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카드 결제를 하는 데 절차가 보통 복잡한 것이 아니었다.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하면서 휴대폰에 송부한 승인번호를 받아서 입력하라고 했다. 그런 후 카드지불을 위해 휴대폰에다 무엇인가 또 설치를 하라고도 했다.   젊은 아이들은 손쉽게 잘도 하는데 나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고 복잡했다. 수없이 많은 절차를 거쳐 카드 결제가 되었다고 메시지가 떴는데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지를 않았다. 그래서 처음부터 다시 반복하기를 여러 번 했더니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그러고 났더니 머리가 띵한 것이 에너지 소비가 심했던 것 같다. 어쨌거나 결제가 된 것인지 안 된 것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   결제가 안 되었으면 배송이 안 될 것이고 며칠 동안 TV 없이 지내는 무료한 기간이 늘어날 판이었다.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드 결제로 2% 혜택을 못 받더라도 손쉬운 현금결제로 사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얼른 해당 인터넷쇼핑몰에 다시 들어가 무통장 입금방식으로 했더니 간단하게 주문이 되었다.   그런데 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아들이 마음먹고 사준 TV를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니 왠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은 벽걸이형이어서 식탁에서 밥을 먹으면서도 화면을 돌려 볼 수 있어 편리했다. 그런데, 새로 구입하기도 한 것은 고정형이어서 식탁에서는 화면을 볼 수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7인치나 더 커서 공간도 많이 차지할 것이었다. 생각할수록 지금 가지고 있는 TV에 애착이 갔다.   아내에게 “수리해서 그냥 쓸까?”라고 넌지시 물었더니 반색을 하며 제발 그렇게 하자며 얼굴이 환해졌다. “그래, 수리해서 쓰면 되지 버리게 되면 자원 낭비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니 내 마음도 편해졌다. 그야말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현상이 내게서도 발생한 것이다.   “옷은 새것이라야 좋고 사람은 오래된 사람이 더 좋다(衣莫若新, 人莫若故, 의막약신 인막약고)”는 말이 있는데, 이 경우에는 맞지 않았다. 물건도 옛것이 더 좋다고 해야 맞는 경우가 되었다.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새것이 좋을 수가 있겠지만, 물건이라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거나 정이 들었으면 옛것이 더 좋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터넷쇼핑몰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취소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아직 발송되지 않아서 가능하다고 했다. 취소하고 나니 아내가 아이들처럼 좋아했다. 그러니 내 마음도 가볍고 후련했다. 방문했던 수리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수리해서 쓰기로 했다고 알렸더니 부품을 조달하여 이틀 후에 방문하겠다고 했다.   TV가 있다가 없으니 무료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이틈을 타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아내는 밥 먹을 때 TV 보는 대신 얼굴을 마주 보며 대화할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4일 만에 TV 수리기사가 방문하여 커다란 화면을 통째로 바꾸어 수리를 끝냈다. 수리기사는 TV를 오래 켜두는 것보다 가끔 껐다가 다시 켜서 보는 것이 수명을 연장하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지금까지는 아침부터 TV를 틀어놓기가 일쑤였는데 이제는 필요할 때만 켜야겠다. 그럴 뿐만 아니라, 가능하면 TV 보는 시간을 줄이고 다른 여가에도 시간을 할애해야겠다. 『논어(論語)』의 선진편(先進篇)에서 “過猶不及(과유불급, 지나침은 못 미침과 같다)”이라고 하지 않던가. 
    • 인물이야기
    • 나의인생
    2020-08-31
  • 잘 못 배달된 생일 케이크 소동
    [시니어투데이] 며칠 전 아내에게 배달된 생일 케이크를 맛있게 먹으며 행복에 젖었다. 그런데 이 케이크가 배달되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건과 거기에서 얻은 교훈을 말해보려고 한다.   일요일 아침 8시도 안 된 이른 아침에 어디선가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혹시 010-xxx-xxxx번인가요? 네 맞는데 누구세요? 택배가 우리 집으로 잘못 배달되었는데 수신인으로 이 전화번호가 쓰여 있어서요.”   “거기가 어디신데요? ○○○동 1204호인데요. 그럼 요셉씨 아니세요? 아 대모님이시구나.”   우리가 전에 살던 같은 단지의 아파트를 사서 사는 사람들이 세례를 받게 되었다고 우리 부부에게 대부, 대모를 서달라고 부탁해서 그 인연으로 가깝게 지내는 대자네 집에서 온 전화였다.   택배 물건을 가지고 내려와 그 집 아파트 1층에서 기다리라고 했다고 아내가 외출할 준비를 한다. 하지만 팔에 힘이 없어 조금만 무거워도 물건을 들지 못하는 아내여서 내가 다녀오겠다고 나섰다.   조금 전 창밖에 비가 심하게 내리는 것을 보았기에 자동차 키를 가지고 주차장에 내려가 보니 비는 그친 상태였다. 하지만, 무거운 물건일 수도 있고 차로 가는 것이 빠를 것 같아 그대로 차에 올랐다.   그 집 동 앞에 도착해서 아무리 찾아봐도 기다리는 사람은 없었다. 아직 안 내려왔나? 대자 집에 전화를 해 보았으나 안 받는다. 휴대폰으로 해도 안 받는다.   마침 누군가 들어가느라고 1층 문이 열리기에 얼른 따라 들어가 1204호로 올라가서 벨을 눌렀으나 응답이 없다. 황당한 생각이 들어 다시 내려와 잘 못 왔나 살펴보아도 우리가 전에 살던 동이 틀림없다. 점점 머리가 복잡해진다. 이런 경우를 요즘 흔히 ‘멘붕’이라고 하던가?   한참을 그 자리에 서서 곰곰 생각해보니 물건을 가지고 내려와 기다리다가 도중에 만나면 주려고 우리 집 쪽으로 천천히 걸어서 갔는지도 모른다. 걸어서 가면 차를 타고 온 나와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 다시 차를 타고 우리 집 쪽으로 왔다. 그러나 보이질 않는다.   다시 차를 돌려 그 집 앞으로 갔으나 아무도 없다. 하도 이상하여 다시 대자에게 전화를 했더니 이번에는 다행히 받았다.   내려와서 한 얘기는 대략 이런 것이었다. 대녀가 아침에 미사를 가려고 문을 열었더니 모르는 택배가 와 있어서 대자에게 안에다 들여놓으라고 하고 성당에 갔다.   잘못 배달된 상자를 보니 냉장 보관 하라고 쓰여 있어서 빨리 전해주어야 하는데 자세히 보았더니 수신인 전화번호가 쓰여 있어서 전화했다는 것이다.   내려와 기다려도 안 오셔서 도중에 만나서 드리려고 우리 집 쪽으로 가다 보니 만나지도 못한 것이다. 우리 동에 도착했는데 휴대폰을 깜박 잊고 나와서 연락을 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휴대폰을 가지러 자기 집으로 막 올라갔던 참이라고 했다.   아내와 나의 생일은 공교롭게도 일주일 차이가 난다. 그래서 해마다 아이들이 나의 생일에 아내의 생일과 겸해서 기념하곤 한다. 이렇다 보니 엄마 생일에는 늘 케이크가 없이 지내게 된다고 딸이 케이크를 사 보낸 것이다.   딸이 주문할 때 수첩에 지우지 않고 있던 옛날 집 주소로 보낸 것이 소동의 원인이었다. 이렇게 그날 아침 한바탕 소동을 피우기는 했지만, 아내와 웃으면서 딸이 보낸 케이크를 맛있게 먹었다.   시니어 여러분, 문밖에 나갈 때는 가능하면 휴대폰을 가지고 나갑시다. 요즘은 휴대폰은 잠시도 떼어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명심합시다.   잠시의 실수야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만약 그렇지 않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시대적 흐름을 거부하기보다는 유연하게 수용하여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하루라도 더 산 사람들이 보여주어야 할 모범이고 지혜로운 태도가 아닐까요.
    • 인물이야기
    • 나의인생
    2020-08-24
  • 어떻게 살 것인가
      [시니어투데이] 오늘도 나는 새벽 일찍 일어나 컴퓨터를 켜고 밤사이에 들어온 메일을 들여다보았다. 늘 그렇듯이 20여 개가 들어와 있었다. 제목을 보고 몇 개만 남겨놓고 특별히 관심이 가지 않는 메일들은 삭제했다. 그리고 남겨진 메일을 하나씩 열어 보았다.   그중에서 친구가 보낸 “나를 되돌아보는 글”이라는 메일을 읽어보니 가슴에 와 닿는 내용이었다. 대략 이런 줄거리였다.   프랑스 명문대학에 유학하여서 공부한 어느 중국인 학생의 이야기였다. 그는 유학 생활을 시작하고 버스를 타고 학교에 다녔다. 그런데 버스 요금 지급은 자율적으로 티켓을 체크하는 기기에 넣었다가 빼는 방식이었다.   가난한 유학생이었던 그는 좀 가책을 느끼기는 했지만, 아예 티켓을 사지 않고 버스를 타고 다녔다.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파리에 있는 여러 다국적 기업에 지원했다.   그러나 이력서를 접수할 때는 환영하던 회사들이 얼마 후 모두 불합격 통보를 하는 것이었다. 하도 답답해서 마지막으로 지원한 회사의 인사담당자를 찾아가서 왜 중국인을 차별하느냐고 따졌다.   그 직원은 당신은 중국에 진출하려는 우리 회사에 딱 맞는 인재지만, 한 가지 결격사유가 있어서 불합격으로 처리했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버스 티켓을 사지 않고 승차한 것으로 3번이나 벌금을 물었던 신용카드 조회 결과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한 번이라면 이해할 수 있었겠으나 세 번 정도면 규칙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증거이니 채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 글을 읽으며 젊었을 때 자주 유럽으로 출장을 갔던 일이 생각났다. 나도 독일에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지하철이 없는 소도시에서는 주말에 시내에 나갈 때는 버스를 타야 했다.   티켓을 사서 버스에 오르면 체크하는 기기에 넣어 날짜와 시간을 기록하게 되어 있었다. 티켓을 검사하는 사람은 없었다. 따라서 티켓을 사지 않고 이용하더라도 별문제가 없으리라는 유혹을 받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어쩌다 나타나는 검표원에게 발각되면 나라 망신까지 시킨다는 생각에 공짜로 버스를 이용하는 일은 해보지 못했다. 관광으로 방문한 아시아계 학생들이 티켓 없이 버스를 탔다가 30배나 벌금을 물었다는 얘기도 들었다.   우리는 어쩌다 “이것쯤 어긴다고 큰일이야 나겠나?” 하는 유혹과 마주치기도 한다. 그러나 똑똑한 것이 도덕성을 완성하는 것이 아니다. 도덕성을 외치고 가르치는 지식의 소유자라고 할지라도 그것이 곧 도덕성과 비례한다고 말하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 누가 자신을 장담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하루 세 끼를 먹는 것처럼, 아니 매 순간 호흡을 해야 하는 것처럼, 자신을 돌아보고 더욱더 바람직하게 변화해 나가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겸손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또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자세로 살아야 할 것이다.
    • 인물이야기
    • 나의인생
    2020-07-14
  • 건들팔십 호수길 단상
    [시니어투테이] 코로나19로 지구촌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데 이로 인해 사람들의 활동이 크게 줄어들면서 미세먼지는 그만큼 줄어들었다.   우리가 어렸을 때, 그러니까 70여 년 전에는 거의 오염이 없는 시절이었다. 도심에서 그때와 같은 하늘을 볼 수는 없겠지만, 오늘은 날씨도 좋고 하늘도 맑다. 이참에 산책을 나섰다.       봉담읍사무소 옆 호수공원에는 연잎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정담을 나누고 있다. 내가 오는 것을 눈치챘는지 어서 오라고 손짓을 하는 것 같다. 벌써 꽃을 피운 연꽃들은 서로 자태를 뽐내듯 환한 미소를 머금었다.   벌써 오월이 가고 유월도 닷새나 지나가고 있다. 그리고 또 하얀 연꽃이 호수를 가득 채울 팔월이 올 게다. 어렸을 때 동네 어르신들이 하던 말이 생각난다.   음력 오월을 깐깐오월이라고 했다. 해가 길어서 온종일 일하는 것이 지루해서 그랬던 모양이다. 이에 비하면 음력 유월은 쉽게 지나간다고 하여 미끈유월이라고 했다.     그리고 음력 칠월은 어정거리다 보면 휙 지나가 버린다는 의미로 어정칠월이라고 했다. 음력 팔월에는 두 가지 별칭이 붙어 있다. 하나는 동동거리며 바쁘게 사는 달이라는 뜻으로 동동팔월이라고 했고, 다른 하나는 건들 불어오는 바람처럼 슬그머니 지나간다고 해서 건들팔월이라고도 했다.   우리 조상들의 재치와 지혜가 번뜩이는 말이 아닌가. 그러고 보니 이 비유는 나이와도 어울리는 것 같다. ‘깐깐오십’, ‘미끈육십’, ‘어정칠십’, ‘건들팔십’ 이런 생각을 하며 걷다가 보니 어느새 호수 한 바퀴를 다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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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인생
    2020-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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